
그러나 하이힐과 넥타이로 대변되는 이들의 패션도 통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이힐’은 굽이 높고 좁다보니 잠시만 신어도 발의 앞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장기간 신으면 하이힐 앞코의 좁은 공간에 발가락이 모이면서 ‘무지외반증’ 같은 발가락변형이 주요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증상으로, 미관상 좋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조금만 조이는 구두를 신어도 금방 통증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에는 발톱이 살을 파고들기도 하고 뼈의 변형으로 인해 무릎과 엉덩이 관절, 허리에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키높이 구두를 즐겨 신으면서 무지외반증에 노출되는 사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발 앞쪽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 상대적으로 보행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발목을 삐끗할(발목염좌)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만약 반복되면 수시로 같은 발목부위를 삐끗하는 ‘발목불안정증’이 유발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여성들이 이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치료를 받더라도 완치될 때까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민영 인천하이병원 원장은 “처음 발목 염좌가 발생했을 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미처 낫지 않는 상태에서 발목을 쓰게 되면 만성화가 된다. 인대는 탄성한계가 있기 때문에 과한 충격이 가해지면 늘어져서 복원이 어려워 발목을 다칠 경우 반드시 완치진단을 받을 때까지 반드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만약 어쩔 수 없이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면 편한 신발과 번갈아 신거나 실내에 앉아 있을 때라도 벗고 있는 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직장인들의 ‘백팩’도 어깨와 등의 통증을 유발시킨다. 한쪽으로 메는 가방보다는 낫겠지만 백팩의 특성상 많이 넣고 다닐 수 있다 보니까 그 무게로 인해 상체는 숙이고 엉덩이는 뒤로 빼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되는데 이 때 척추의 정상적인 만곡형태가 흐트러져 통증과 함께 척추측만 등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백팩의 무게는 체중의 10%를 넘지 않는 범위다.
남성들의 필수 아이템 ‘넥타이’도 예외는 아니다. 넥타이를 꽉 조이면 목 부위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목 근육에 긴장을 유발하고 디스크에 과도한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자 목 형태를 부추기기도 한다.
김민영 원장은 “사람의 정상적인 목은 알파벳 C와 같은 커브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넥타이를 꽉 매면 지속적인 근육의 긴장을 일으켜 경추가 일자형으로 점점 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머리의 무게와 외부의 충격이 골고루 분산되지 못해서 디스크(추간판)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디스크탈출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넥타이를 맬 때는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들어갈 만큼 여유 있게 매거나 목둘레가 여유 있는 와이셔츠를 입는 것이 좋다.
이종민 기자 (jongmin1@press9.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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