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Ⅱ]퍼스트무브 '기술'<4>유전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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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주년 특집 Ⅱ]퍼스트무브 '기술'<4>유전체 기술
  •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 승인 2017.09.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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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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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모든 정보는 DNA에 저장된다. 바이오헬스 기술도 DNA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모든 가능성을 포함하는 유전체 분석은 바이오헬스 출발점이자 '데이터' 기반 4차 산업혁명 열쇠로 평가받는다.

유전체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유전물질이다. 기본단위는 DNA다. 사람마다 약 30억개 DNA를 갖는다. 차세대염기서열(NGS) 분석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루 만에 30억개를 모두 해독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전체 분석이 확산되면서 질병 세부특성을 구분하고 맞춤형 치료법이나 약물을 제시하는 '정밀의료' 구현이 가능해졌다. 유전체 정보에 질병정보, 신체정보, 생활습관정보가 더해지면서 맞춤형 치료 시대가 열렸다.

유전체 분석 비용 전망
유전체 분석 비용 전망
유전체 분석 기반 바이오헬스 새 패러다임을 연 것은 기술·장비 발전 덕분이다. NGS 분석 장비 기업인 일루미나는 올 초 48시간 내 60명 총 유전체와 200억개 세포 분석이 가능한 장비를 내놨다. 기존 장비 대비 분석 시간을 최대 8분의 1 수준까지 줄였다. 분석 비용도 기존 150만원에서 10분의 1 수준인 12만원(10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과 비용 문제가 해결되면서 유전체 분석 대중화가 눈앞에 왔다.

기대되는 부분은 질병 치료 영역이다. 개인 유전체 분석으로 걸릴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미리 알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유전체 분석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사전에 유방을 절제했다. 예방의학, 맞춤형 의학이 현실에 녹아든 대표적 사례다.

정현용 마크로젠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의미 있는 데이터 간 연결관계를 만들고 가치를 도출하는 게 핵심”이라며 “생명 기본 정보인 DNA를 분석해 질병은 물론 미용, 건강관리 등 행복 삶을 영위하는 유전체 분석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과 정밀의료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암 환자 유전체 정보를 한곳에 모아 환자별 항암제 효과를 검증하는 프로젝트도 착수했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은 암과 관련한 유전체·임상정보를 확보해 제약사, 연구소 항암제 개발을 지원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개인 유전자에 따라 암 발병 원인과 항암제 효능이 다르다는 것에 착안했다. 맞춤형 암 치료 길을 연다. 정부도 올 3월부터 암 진단과 치료에 유전체 분석을 적용할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한다.

유전체 분석 기업 연구진이 마커를 들어보이고 있다.
유전체 분석 기업 연구진이 마커를 들어보이고 있다.
미용, 건강관리 등에도 유전체 정보가 활용된다. 병원을 통하지 않고 민간 유전체 분석 기업에서 일반인 대상 유전체 분석 서비스(DTC)가 가능하다. 피부, 비만, 탈모 등 미용과 관련한 유전자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전체 분석 기업은 식품, 미용, 건강기능 식품 기업과 협업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유전체 정보, 운동, 신체정보 등을 결합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유전체 정보를 매개로 바이오, 식품, 건강관리 서비스 기업이 모인 '생태계'가 구축된다.

아시아인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도 착수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마크로젠이 참여하는 아시아 10만명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는 아시아인 질병 취약 인자를 밝혀낸다. 서양인 위주로 진행된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의약품 개발 등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유전자가위도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주목 받는 바이오헬스 기술이다. 유전자가위는 기존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에 대해 문제가 되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삽입, 편집한다. 가위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재단자 역할을 하는 폴리뉴클레오티드가 특정 유전자에 대해 염기서열을 제거하거나 삽입한다. 궁극적으로 표적이 되는 유전자 활성을 없애거나 원하는 유전자를 추가해 교정한다. 유전 질환뿐만 아니라 암, 감염증, 대사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유전자가위 기술은 3세대 크리스퍼(CRISPR/Cas9)로 발전했다. 3세대 기술은 Cas9 단백질과 복합체를 형성하는 스몰 가이드 RNA(sgRNA)가 표적 염기서열을 인식하고 자른다. 이전 세대보다 제작이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

국내에서는 툴젠이 다수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보유했다. 3세대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혈우병 치료제 임상 진입을 준비한다. 엠젠플러스는 돼지 발암 억제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 돼지 생산에 성공했다. 향후 복제돼지 체내에서 암이 유발되지는 살펴볼 예정이다.

정 대표는 “유전자는 일종의 가능성”이라며 “내 몸이 가진 여러 가능성 정보를 확인해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발전 가능성 있는 부분은 단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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