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IFRS , IT서비스 시장판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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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IFRS , IT서비스 시장판도 바꿨다
  • 신혜권 기자
  • 승인 2009.06.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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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은행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은행권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자 경쟁이 막을 내렸다. 은행별로 많게는 200억원부터 적게는 60억원 규모로 추진된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은 은행권 전체로 시장규모를 환산할 경우 총 1000억원대에 이른다.

사업자 선정 경쟁에서는 그동안 은행IT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SK C&C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또 초기 대부분의 은행들은 패키지 솔루션 도입 없이 자체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프로젝트 단계에서는 절반 가량의 은행이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작년 4월 국민은행 첫 포문=은행권 K-IFRS 시스템 구축 시장은 지난 2008년 초 국민은행이 첫 포문을 열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200억원 규모의 은행권 최초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 SK C&C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시 국민은행의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 발주는 타 은행보다 무려 6개월 앞서 진행된 것이고, 사업규모도 예상보다 커 K-IFRS 시장을 가열시킨 발판이 됐다.

이어 같은 해 10월 외환은행이 150억원 규모, 11월 하나은행이 250억원 규모의 초대형 K-IFRS 시스템 구축사업을 발주하면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했다. 신한은행도 11월 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그룹 차원으로 초대형 K-IFRS 시스템 구축사업 발주를 이어 나갔다. 두 은행의 K-IFRS 사업규모는 각각 450억원과 180억원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마지막으로 기업은행이 지난 4월 140억원 규모로 사업자 선정을 완료했다.

금융지주 계열 은행이 아닌 지방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지난 3월 60억원 규모로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을 착수, 가장 빠르게 진행했다. 이어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이달 초 사업자 선정을 모두 완료했다. 두 은행의 사업규모도 전북은행과 유사한 6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협과 수협은 은행이 아닌 조합으로 인정받아 타 은행보다 2년을 유예받아 2013부터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농협과 수협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K-IFRS 적용을 위한 컨설팅을 착수할 계획이다.

<표>은행권 K-IFRS 시스템 구축 진행 현황 <자료 : 각은행>

은행

주사업자

솔루션 제품

사업 규모

사업자 선정시점

국민은행

SK C&C

자체 개발

200억원

2008년 4월

외환은행

LG CNS

콘돌+

150억원

2008년 10월

하나은행

SK C&CㆍIBM

연결공시SW

250억원

2008년 11월

신한은행

티맥스소프트

프레임워크

60억원

2008년 11월

우리은행

SK C&C

페른바흐

450억원(그룹)

2009년 1월

산업은행

삼성SDS

페르마

180억원(그룹)

2009년 1월

전북은행

SK C&C

자체개발

60억원

2009년 3월

기업은행

IBK시스템

더존EFIS

140억원

2009년 4월

대구은행

SK C&C

자체개발

60억원

2009년 6월

부산은행

티맥스소프트

검토중

60억원

2009년 6월

◇SK C&C의 선전과 삼성SDS의 몰락=이번 은행권 K-IFRS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SK C&C의 선전과 삼성SDS의 몰락이다. 그동안 삼성SDS와 LG CNS는 은행권의 대형 IT프로젝트를 독식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장을 양분해 왔다.

그러나 이번 K-IFRS 시장에서 삼성SDS는 산업은행 한 곳, LG CNS는 외환은행 한 곳만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국내 IT서비스업계 1, 2위인 두 회사는 이 시장에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금융IT 강자라 불리웠던 한국IBM도 하나은행 프로젝트를 SK C&C와 컨소시엄으로 수주하는 데 그쳤다.

반면, 대형 은행권 IT프로젝트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았던 SK C&C는 첫 은행권 K-IFRS 사업인 국민은행 프로젝트를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전북은행, 대구은행 등 5개 은행을 휩쓸었다. 총 10개 은행이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한 것을 고려하면 SK C&C가 무려 절반을 독식한 셈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티맥스소프트의 본격적인 시스템통합(SI)사업 진출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신한은행 K-IFRS 프로젝트 주사업자로 제안,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K-IFRS 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나란히 주사업자로 제안했으며, 부산은행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패키지솔루션 경쟁치열…시장규모 작아=IFRS 패키지솔루션 시장도 치열했다. 패키지솔루션 시장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발주되기 이전부터 글로벌 업체인 SAP, SAS, 오라클 등을 필두로, 삼일, 삼정, 안진, 충정 등의 회계법인들도 IFRS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여기에 페르마, 콘돌+ 등 외산솔루션을 국내 업체가 들여오기 시작했고, 티맥스소프트, 동부CNI, 코오롱베니트 등 국내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러나 초기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체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한때 패키지 솔루션업체들의 최대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이후 외환은행이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추가로 은행들이 솔루션 도입에 나섰다. 그렇지만, 시장에 뛰어든 업체에 비해 은행권 K-IFRS 패키지 솔루션 시장은 크게 형성되지 못했다.

가장 먼저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한 외환은행은 콘돌+ 제품을, 우리은행은 페른바흐 제품을 선정했다. 산업은행은 페르마 제품을, 기업은행 더존EFIS를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패키지솔루션을 도입하지 않고 티맥스소프트의 프레임워크만을 도입해 자체개발했다.

하나은행도 연결공시 소프트웨어만 도입했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과 대구은행은 패키지솔루션 도입 없이 자체개발을 진행할 예정이고, 부산은행은 현재 패키지솔루션 도입과 자체개발을 놓고 고민 중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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