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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연중기획] 2020년 잘 노는 사람들⑩,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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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연중기획] 2020년 잘 노는 사람들⑩,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 임준 기자
  • 승인 2020.03.10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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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놀고 성공하는 사람들과의 유쾌한 만남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유쾌한 술 한 잔을 권하다

[프레스나인] 임준 기자=2020년, 사람들은 새로운 사업을 꿈꾼다. 다소 거창한 계획은 희망도 주지만 기대가 커져 성공에 대한 부담감을 갖게 된다. 몸이 굳어지고, 계획은 틀어진다.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본인이 재미있게 놀고 싶어 하는 것을 하면 어떨까? 노는 사람들이 성공한다고 한다. 2020년, 정말 잘 노는 사람들 50인을 취재한다. 그 열 번째 순서로 수수보리아카데미에서 열심히 술을 만들고 있는 이지아 실장을 만나보았다.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권할 수 있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술을 선택하다 

이지아 실장은 학부에서 푸드 스타일링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도 음식을 가르쳐 주는 기관이나 아카데미, 연구실을 통해 다양한 요리를 배울 수 있었다. 전통음식연구소에서 음식을 배웠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술을 배웠다고 한다. 이 실장은 술 또한 음식의 하나이니 편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도 반주를 즐겨 드셨고, 아버지도 술을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참 재미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저녁에 퇴근하시면서 맥주나 음료수, 소시지, 과자 등을 사 오셔서 가족들하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자주 하셨어요. 어머니도 같이 한 잔 하면서 대화하셨고요. 그래서 술에 대한 기억이 좋아요. 커서는 아버지하고 같이 술 한 잔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고요. 술은 가족들에게 생활의 한 부분처럼 다가왔던 것 같아요”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이 실장은 과거 기회가 되어서 외국 영사관에 쉐프로 근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외국 임지에 부임하는 대사를 따라 가서 같이 생활하며 요리를 하는 프로젝트다. 이 실장은 홍콩에서 2년 이상을 보내며 식재료에 대한 식견도 넓히고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주변 환경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요리 관련한 일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죠. 일테면 레스토랑에서 쉐프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만, 솔직히 누가 먹는 지는 확인하기 어렵잖아요. 전 그게 싫더라고요. 요리는 권할 수 있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족들 영향인 듯싶은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술이 참 좋더라고요.”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이 실장의 할아버지는 이 실장이 중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 실장이 술을 만드는 직업을 할아버지께서 아셨으면 참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한다. 그래서 이 실장은 할아버지 산소에 찾아 뵐 때, 본인이 직접 빚은 술을 가지고 갔다고 한다.

이 실장에게 술은 가족들과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으며, 만나는 사람과 같이 즐기고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이 실장은 현재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주류산업경영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보다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전문가로서 술과 발효과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수수보리아카데미는 경기대학교 부설로 10년 전에 시작되었어요. 지금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요. 처음에는 외국인에게 술을 가르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는데, 지금은 내국인도 많아요. 저도 여기 아카데미 수강생으로 술을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아카데미는 전통주와 맥주 양조 과정을 가르쳐요. 강사 과정까지 커리큘럼이 있죠. 최근에는 전통주보다 맥주 과정이 더 많긴 하지만 아직도 전통주 과정은 계속 잘 진행되고 있어요. 저도 아카데미 입사 전에 동문들과 주말에 자주 여기서 술을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아카데미에서 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어요. 벌써 6년 정도 되었네요.”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술도 체계화 되어야할 문화다

이 실장은 외국과 달리 아직 한국에는 전통주를 계량화하고 양조 과정의 과학적인 체계가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 전통 방식을 보호하고 인정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양조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이 실장은 말한다. 

“전통주를 만들 때 누룩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전통적인 방식으로 누룩을 양조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술이란 것도 상품가치가 있으려면 계속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누룩이란 것이 미생물이나 발효 과정에 관하여 너무 전통적인 감에 의지하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물론 전통적인 양조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측면에서 충분히 이해 되요. 하지만 저희는 균일한 맛과 새로운 맛을 위해서 좀 더 다양한 양조법을 개발하고 싶어요. 누룩도 한국의 누룩이 훌륭하지만, 다양한 나라의 누룩이나 발효제를 써보기도 하면서 더 좋고 발전된 술을 만들고 싶어요”

수수보리아카데미 발효실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발효실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발효실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발효실 (사진=임준 기자)

이 부분은 술을 빚어 창업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이 실장은 단기간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창업을 원하는 분들이 균일한 술맛을 위한 양조 기술과 다양한 발효 과정을 숙지하길 늘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어려운 숙련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돈을 받고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이 실장은 힘주어 말한다.

“맥주 강좌에는 내국인들이 많으세요. 오히려 전통주 강좌를 외국인들이 많이 수강하세요. 그런데 하다 보면 오히려 자신들이 몰랐던 양조 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요. 서로 의견을 구할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참 많이 배우는 거 같아요. 결국 술은 문화잖아요. 저도 술을 만드는 것만큼 같이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학생들이 만든 술 알콜도수 측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학생들이 만든 술 알콜도수 측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한창 발효중인 술덧의 효모 생균수 측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한창 발효중인 술덧의 효모 생균수 측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이 실장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술 모임도 진행한다. 이 실장은 부정기적이긴 하지만 모여서 다양한 주종에 대한 시음과 의견 교환, 친교를 주도한다고 한다. 주류 관련 사업을 하시는 분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술에 대한 다양한 안목을 넓히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양조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심층적인 토론이 벌어진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그렇지만 양조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들이 있죠. 가령 전통주 양조를 할 때 약재를 넣어서 발효를 한다든지, 막걸리에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쓴다든지 등 여러 가지 술에 대한 다른 의견들이 있어요.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는 말들을 하죠. 편견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잘못된 지식도 있어요. 그런 면에서도 좀 더 연구하고 정리해서 체계화하면 문제가 될게 없다고 봐요”

함술 호스트 인사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함술 호스트 인사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함술 소비뇽블랑 전체셋팅모습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함술 소비뇽블랑 전체셋팅모습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수수보리아카데미에서는 탁주나 소주, 맥주, 애플사이더 등의 술을 기본으로 수백 가지 술을 다룬다고 한다. 특강에서 와인이나 기타 증류주도 다룬다고 한다. 웬만한 주종은 다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백화주 같은 경우는 꽃을 넣어서 만드는 술이잖아요. 고문에 나오는 많은 전통주들이 있어요. 저희도 역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술을 만들어봐요. 하지만 예전에는 쌀이 귀해서 그렇게 풍부한 맛을 못 냈잖아요. 그래서 현대적으로 다시 더 좋은 방향으로 발효하고 양조하는 방법을 연구해서 만들어 보고 있어요”

백화주 덧술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백화주 덧술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백화주 덧술 잘 혼합하기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백화주 덧술 잘 혼합하기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양조 문화를 더 펼칠 커리큘럼을 고민하다

수수보리아카데미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우리술 교육훈련기관이다. 양조 기초 과정은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수료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8주나 10주 강좌만 가지고 양조에 대해 안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 실장은 10년 이상 공부하고 실습을 많이 해봐도 어려운 것이 양조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과학적 기반의 아카데믹한 커리큘럼 과정이 필요하며, 수수보리아카데미가 가야할 길이라고 이 실장은 힘주어 고백한다. 

“본래 저희는 국가 기관에서 지원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어요. 아무래도 지원 받을 때는 좋지만, 자꾸 의존하게 되면 나중에 어려워 질수 있잖아요. 그래도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양조 교육기관이 됐고, 외부 단체나 기업, 교육 기관에 양조 교육을 하러 많이 나가요. 작년 11월에는 한 달 내내 외부 교육을 진행했었어요. 그리고 영국 IBD 공식제휴기관이에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양조 기관이죠”

도소주 특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도소주 특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도소주 특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도소주 특강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또한 외국인 교육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전통주를 공부하고 싶은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교재가 아직은 마땅치 않다. 기본적인 매뉴얼을 담은 교재는 있지만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형태의 영어 교과서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외부로부터 따로 지원을 받기 어려워 아카데미 내 강사들을 중심으로 본격 교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 즉 탁주는 다른 주종보다 접근성이나 대중성에서 탁월하죠. 외국인 수강생 중에 유명한 맥주 양조장을 하는 분들이 탁주를 배워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 전통주 주류 브랜드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한국 전통주의 소비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고요. 저는 접근이 어려운 고급술보다는 한국의 탁주 같은 술이 많이 팔려서 진짜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국인 강의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외국인 강의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외부강의 국립극장 강의장 세팅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외부강의 국립극장 강의장 세팅 (사진=수수보리아카데미)

아카데미 내에 시설들을 둘러보면서 많은 술들이 숙성되거나 발효되는 과정들을 볼 수 있었다. 완성된 술을 시중에서 마시는 일반인 입장에서 직접 술을 양조해서 마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탁주 같은 경우 3주 정도 발효과정을 겪는데요. 알코올이 충분히 나올 수 있게 해야죠. 그리고 최종으로 본인이 만든 술을 마실 때 그 감동은 대단하다고들 해요. 저도 그 과정이 너무 좋고요. 술도 좋아하지만, 술을 만드는 과정은 정말 여러 가지 변화를 직접 만들고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아요. 그래서 양조를 시작하게 되면 그 과정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술은 재미있고 신기해요. 또 그만큼 좋은 술을 만든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요.”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이 실장은 술은 마시는 사람에 따라 맛은 주관적이라고 말했다. 술은 추억이라고 말한다. 힘든 일을 마치고 하루를 정리하는 술, 가족과 함께 여행 중에 먹는 술, 친구들과 마시는 술, 양조 교육을 하고 교육생과 같이 먹는 술이 정말 맛있는 술이라고 이 실장은 덕담을 하였다.

그만큼 술은 인간과 오랜 시간을 같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추억을 공유하는 술, 같이 기쁨을 나누는 술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좋은 맛을 주기 위해 이지아 실장과 수수보리아카데미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수수보리아카데미 이지아 실장 (사진=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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