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코로나 백신효과 발표에 안도하는 국내사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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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코로나 백신효과 발표에 안도하는 국내사 속내는?
  • 남두현 기자
  • 승인 2020.11.1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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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부양용 개발계획…"연구진척 한계 느껴"

[프레스나인] 해외에서 전해진 코로나19 백신효과에 관한 발표에 성급히 개발계획을 밝힌 일부 바이오벤처들은 오히려 안도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가부양용으로 치료제 개발계획을 공개한 일부 업체는 연구개발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해외 제약사들의 성과를 되려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보고 있단 전언이다.

앞서 개발 중인 백신이 코로나19에 높은 예방효과를 확인했다는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발표에 이어 미국 제약사 모더나도 백신이 90% 이상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업체들은 주가가 떨어지거나 개발속도에 관한 주주들의 항의전화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주가부양을 위해 성급히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밝힌 일부 업체들은 사스(SARS-CoV)와 메르스(MERS-CoV) 사태 당시와 같이 치료제 개발계획이 투자자들에게 잊혀져가길 바란다는 것이다.

A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외부에 밝힌 임상진입 타임라인을 사실상 지킬 수가 없게 된 상황"이라면서 "내부회의에선 임원으로부터 차라리 해외에서 확실한 치료제가 먼저 나오는 게 낫겠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계획을 만든 것도 당시 저조한 회사주가와 함께 코로나 관련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닦달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연구 진척에 한계를 느낄 때마다 내심 해외 제약사 연구성과나 코로나19 종식을 바란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제약사들은 앞서 효과를 발표한 백신 등과 다른 차별성을 어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B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연내 발표할 실험결과에서 연구 속도가 빠른 다른 후보물질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할 계획"이라며 "개발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C중소제약사 관계자도 "백신 개발이 성공하더라도 환자는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치료제의 필요성은 여전하고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만의 장점이 분명하다"고 봤다.

백신이 아닌 치료제의 경우 국내 제약사들의 개발속도가 뒤처지지 않았단 주장도 나온다. 개발단계에서의 기술수출도 치료제가 더 유리하단 주장이다.

D바이오업체 관계자는 "백신은 환자, 개발자본이 많은 국가에서 개발하기에 더 유리하다"면서 "치료제는 개발과정에서 기술수출도 가능하고 국내사들이 앞서 갈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잖은 업체들이 치료제·백신 개발계획 발표당시 타임라인을 전혀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스, 메르스와 같이 장황한 개발계획 발표만으로 끝나는 수순을 내심 바라는 업체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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