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는 짧게" 기평 일부 위원 갑질(?)에…담당자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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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는 짧게" 기평 일부 위원 갑질(?)에…담당자들 '불만'
  • 남두현 기자
  • 승인 2021.10.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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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 고자세에도 점수 깎일까 전전긍긍

[프레스나인]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기평) 과정에서 평가기관 일부 위원들에 대한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기술·사업성으로 재무요건을 완화하는 기술특례상장은 외부 전문기관 평가를 통과(A등급&BBB등급)해야 거래소 상장추진이 가능한 만큼 '을'의 위치에 있는 기업은 부당함을 느껴도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단 호소다. 

이들은 일부 기관 위원들이 평가자로서의 위치를 악용, 갑질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기평을 경험한 A사 관계자는 “기평 위원들이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책상 위치부터 불만을 제기했다”면서 “코로나19인데 근무 직원들이 많다며 (기평에) 필요한 직원이 아니면 모두 나가라고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상시 업무에 더해 기평 준비로 대부분 직원들이 바쁜 와중에 이같은 요구가 나와 당황스러웠다”며 "막상 발표는 짧게 듣길 원했다"고 전했다.

일부 위원들이 불성실한 평가를 진행했단 후일담도 있다.

B사 관계자는 발표 시작 직후부터 “필요 없으니 다 넘어가라”는 요구, C사 관계자는 발표 중 “얼마나 남았냐”는 발언 등을 관련 사례로 꼽았다. D사에선 1시간이 예정된 발표를 15분만에 끝내도록 한 위원, 제공한 자료를 “무겁다”며 받지 않은 위원 등을 언급했다.
  
한 주관사 관계자도 일부 위원들의 평가태도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위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발표를 들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위원이 일부 있어 발표자도 더 긴장했던 것 같다”면서 “객관적인 점수가 미달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적인 감정이 영향을 미쳤던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기평 탈락 이후 2019년 상장한 한 바이오업체는 발표자로 나선 대표의 태도에 일부 기평 위원들이 불만을 품은 것으로 전해진다. 위원들의 지적을 소명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고 이 관계자는 보고 있다.

그는 “이후에는 이른바 ‘태도점수’를 잃지 않기 위해 업체들에 관련 조언을 한다”며 “기평을 통과하기 위해선 기술평가 기본항목 외에도 중요한 부분들이 있다”고 봤다.

올해부터 특례상장 요건에서 ‘사업성’을 강화해 문턱을 높인 것이 기업들의 불만이 많아진 요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거래소는 특례상장 기업들에 대한 임상시험 관련 평가를 강화하고 사업성에 대한 평가항목도 확대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매출 근거나 손익분기점 달성 시기 근거 등에 대한 평가가 이전보다 훨씬 엄격해졌다”면서 "강화한 평가에 불만이 더해진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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