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정서 관리‧심리 케어 지원책 마련돼야”
상태바
“암 환자의 정서 관리‧심리 케어 지원책 마련돼야”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2.11.24 0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양내과학회‧항암요법연구회, 암 관련 소셜 리스닝 분석 결과 발표
“정서적 어려움 해결, 신체 치료만큼 중요”

[프레스나인] 암 환자의 정서 및 심리 상태를 돌보기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던 전문가 조언이다. 암 환자가 진단 및 치료과정에서 겪는 정서적 어려움이 신체적 고통에 버금가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적 관리’를 하는 비율이 매우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주한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23일 안다즈 서울강남호텔에서 열린 ‘제5회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항암 소셜 리스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와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종양내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 9월30일까지 온라인 소셜미디어 상에서 ‘암’, ‘항암’, ‘환자관리’ 등 3가지 키워드, 16만9575건의 언급량을 수집, 분석했다. 암 환우 및 보호자들의 살아있는 목소리와 궁금증을 듣고자 온라인 소셜 리스닝 분석을 진행한 것이다. 

임주한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 사진/프레스나인
임주한 대한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 사진/프레스나인

임 위원에 따르면 암 환자들이 ‘암 진단 후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언급량 2만899건을 분석한 결과, ‘정서적 어려움’이 42%를 차지했다. 52%를 기록한 ‘신체/질병적 어려움’만큼 주요한 것이다. 

정서적 어려움은 초기부터 치료과정 전반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공통적으로 두려움, 불안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이 꾸준히 언급됐다. 심지어 치료 후 극복 단계도 재발에 대한 걱정, 또한 악화 시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언급량도 많았다. 

하지만 정서적 어려움의 중요성에 반해, 환자 관리 관련 1만6743건의 언급량 중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내적 관리’를 한다는 언급량은 9%에 그쳤다. 특히 정신과 상담, 항우울제 복용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관리하는 비율은 더 낮았다. 

임 위원은 “생사에 기로에 놓인 환우분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은 임상 현장에서 무척이나 잘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주의 깊게 케어해야 할 부분”이라며, “환자들의 마음건강은 실제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정신의학과 협진 등 다학제적인 관점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 환자들의 암 관련 정보 습득 채널에 대한 언급량 1661건을 분석한 결과에선 전문가/의사가 44%, 환우 24%, 온라인 커뮤니티 18%, 유튜브는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들이 전문가/의사 못지않게 온라인 및 다른 환우를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임 위원은 환우와 의료진과의 소통 강화는 물론, ‘국가암정보센터’ 등 공식 암 정보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 리스닝 상 가장 많이 언급된 암종은 유방암, 폐암, 대장암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발병률 순위인 갑상선암, 폐암, 위암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폐암의 경우 암종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대장암 및 유방암은 최근 젊은 층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어 소셜 리스닝이란 특성상 높게 반영됐단 분석이다. 

항암제 임상시험과 관련해선 기존 치료에 불응할 때 대안책으로 치료 효과나 치료비 부담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안전성에 대한 부분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항암제의 치료 접근성 부분에 대해 대다수의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로 언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 환자의 일상생활 관리에 관한 분석도 눈길을 끌었다. 건강한 음식과 영양제 섭취, 가벼운 운동 등 함암치료 과정 속 체력을 유지하는 과정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환우들이 많은 가운데, 가발, 눈썹 문신 등으로 항암 치료에 따른 외적 변화 대해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환우들도 있었다. 더불어 정신과 진료, 심리 치료, 명상, 환우들과 소통 등 내적인 부분을 관리한단 내용도 언급됐다. 

종양내과학회와 항암요법연구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본인에 맞는 치료법, 전문의와 논의하세요 ▲마음 건강도 살피세요 ▲부작용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세요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세요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가장 중시하세요 ▲항암 치료 여정의 키워드는 ‘희망’입니다 등 ‘현명한 암 환자가 기억해야 할 6가지 수칙’을 발표했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들이 나돌고 있다. 항암 치료의 모든 과정에 대해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진료실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등 일상생활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데 이러한 소소한 부분까지도 기꺼이 상의할 수 있는, 항암의 동반자로서 주치의를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암 환자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임상 현장에서 이를 해결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및 사회적인 차원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서 관리나 심리케어 지원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중배 종양내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소셜 리스닝을 통해 이전의 설문조사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항암치료에 대한 실제 환자들의 인식과 고민 등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암 치료 및 연구 외에 투병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항암 정보를 제공하는 학회 및 연구회가 되겠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