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보국’ 앞장…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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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보국’ 앞장…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별세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3.04.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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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큰 발자취 남겨…‘영속기업 JW’ 기반 다져

[프레스나인] ‘제약보국’(製藥保國) 실현에 앞장서 온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향년 90세) 30일 오전 7시49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1945년 광복둥이 기업으로 탄생한 JW중외제약에서 ‘제약구세’(製藥救世)의 일념으로 필수의약품부터 혁신신약까지 ‘약 다운 약’을 만들어 대한민국 제약 산업의 발전과 보건의료 기반 향상에 평생을 바쳤다.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사진/JW그룹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사진/JW그룹

1966년 회사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이종호 명예회장은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성공했다. ‘리지노마이신’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며, 경영위기로 어렵던 회사의 기틀을 다지고, 국내 제약 산업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역할을 했다. ‘리지노마이신’은 1973년 12월 영국 약전(B.P)에도 수록됐으며, 1969년 5월 19일 발명의 날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항생제 합성 분야에서 큰 성공을 이룬 이 명예회장은 1974년 당시 페니실린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받던 피밤피실린의 합성에도 성공, ‘피바록신’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해외 선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국내 제약 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머크, 애보트 등 유럽 및 미국 주요 제약사들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기술적 입지를 굳혀나갔으며,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문 치료의약품 중심의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1970년대부터 이어진 고도성장의 기반이 됐다. 

1970년대 초반에는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2월 제14대 한국제약협회장 취임하며, ‘기업윤리관 확립’, ‘환경변화 대응능력 배양’, ‘협회의 조직기능 효율화와 위상 제고’ 등 3대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약가관리체계 자율화, 건전한 납품질서체계 확립, 회전기일 단축과 적정이윤 확보를 비롯해 윤리위원회 설치와 자정운동 강화, 신약개발 지원정책 마련, 각종 행정규제 완화 등의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했다. 

1975년 당시 중외제약의 사장으로 취임하며 이종호 명예회장이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신약개발’이었다. 여기에는 “생명을 다루는 제약기업은 이윤도 중요하지만 약다운 약을 생산해야 한다”라는 창업정신이 밑바탕됐다. 

이 같은 신념으로 이 명예회장은 R&D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내에 신약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던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했으며, 1986년에는 신약개발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에 추대돼 업계 공동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향상과 글로벌 진출 기반 구축 등 국내 제약업계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1992년에는 오늘날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벤처인 C&C신약연구소(현 JW중외제약 지분 100%)를 일본 주가이제약과 50:50 지분 투자를 통해 설립했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설립 당시 “대한민국의 인재와 일본의 신약개발 노하우를 합쳐 제대로 된 신약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를 밝혔다. 

이 밖에도 2000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연구소인 JW 세리악(Theriac, 현재 미국 보스턴 소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발판삼아 2001년에는 국내 최초의 임상3상 신약 1호인 항생제 ‘큐록신’ 허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JW중외제약은 오늘날까지 그 정신을 이어받아 혁신신약 중심의 R&D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치료의약품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주요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기술수출에 성공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와 통풍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며, 탈모치료제와 표적항암제 또한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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