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농협중앙회 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위인설법' 논란으로 인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현 이성희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농협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계류시켰다.
농협법 개정안은 현재 단임제로 규정된 농협 중앙회장의 임기를 1차례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회장은 1988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임기에 연임과 중임이 가능했으나, 2009년부터 중임이 금지됐다.
농협중앙회 등은 산림조합중앙회,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여타 조합의 경우 중앙회장의 연임을 허용하고 있는 데 반해 농협만 4년 단임제로 인해 단기 성과의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또 농협 중앙회장 연임으로 인한 권력독점과 비리문제 등에 대해서는 농협중앙회 사업의 대부분을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이관했고, 중앙회장의 위임 업무 등을 전무이사 고유 업무로 변경해 권한 집중 우려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현 농협중앙회장에게 연임 허용 조항이 적용되면 구조적인 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이 생긴다"면서 "법률 개정안 부칙에 적용 시기에 대한 규정이 따로 돼 있지 않는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개정안은) 위인설법(爲人說去) 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 중앙회장의 연임을 위해서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면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법안은 통과시키고 현 회장이 내년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뒤에 그 다음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단임제 도입 이후 횡령으로 사법처리된 회장은 한명도 없다. 다시 연임제로 간다면
예전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20여개 농민단체가 (연임제 허용에 대해)반대하고 있다. 추가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농협 중앙회장에게는 재출마 법률 개정 권한이 없다. 국회에서 (법률개정을 통해 연임을 허용)한 것이다."면서 "단임제에서 연임제로 넘어갈 때에는 굳이 현 회장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법사위는 법률안의 체계와 자구를 심사하는 것이고, 위법한 사항이 없으면 상임위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된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여야의원 간 논란이 계속되자 국민의힘 정점식 법사위 간사는 "반대와 찬성 모두 일면 타당성이 있다"면서 "농협법에 대해선 여기서 찬반토론을 종결하고 다음 전체회의에 계류시켜서 의견을 취합하는 것으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간사 간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소병훈)는 지난 5월11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법사위 자구심사를 거쳐 다음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체회의 계류가 결정돼 법률안 통과 시점이 불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