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이 21일 취임하면서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물러났다. 양 회장의 경쟁자였던 두 명의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부회장 체제가 자연스럽게 유명무실화된 셈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이날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허인 부회장은 KB금융그룹 내 글로벌 부문장과 보험 부문장을 맡았다. 이동철 부회장은 디지털 부문장과 IT부문장으로 그룹 내 디지털 전략과 IT전략에 대한 총괄적 책임을 지고 있었다.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의 사임은 양종희 회장의 취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날 양 회장이 임기 3년의 지주회사 회장으로 취임한 만큼 경영권 승계를 대비한 부회장 자리가 불필요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에 양 회장이 부회장 체제를 직접 폐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양 회장 입장에서 부회장 직제 폐지의 부담을 던 셈이다.
이날 회장 취임식에서 양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사회와 끊임 없이 상생(相生)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4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고객-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가치가 결국 KB의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주주가치 성장으로 연결된다"면서 "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수레바퀴의 핵심 축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의 변함없는 신뢰와 응원에 부응하기 위한 최선의 경주를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 회장은 출석 주주의 97.52%의 압도적인 지지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