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익’ 은행주, 상생금융 압박에 결국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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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이익’ 은행주, 상생금융 압박에 결국 ‘발목’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12.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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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돈잔치 논란 후 급락, 하반기 회복 중 상생 시즌2 돌입에 재하락
당국 자본확충 요구로 배당축소 우려↑, 외인 4대 금융사 1.7조 순매도
자료/한국거래소(2023.2.1~2023.12.26 11시 기준)
자료/한국거래소(2023.2.1~2023.12.26 11시 기준)

[프레스나인] 지난해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증가로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던 은행주가 상생금융 등 잇단 금융당금의 개입 영향으로 하락세로 마감할 전망이다. 배당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매도물량을 쏟아낸 탓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돈잔치 발언 이후 갖가지 규제방안이 쏟아지면서 KRX은행 지수(2.1~12.26)는 거래마감 하루 앞둔 가운데 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7.2%, 14.6%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성적표다.

윤 대통령 강경발언 이후 금융당국이 서민경제 고통분담 명목으로 1조원 규모의 상생금융을 요구한데 이어, 은행권 경쟁촉진 및 금리체계 개선, 손실흡수력 제고, 주주환원정책 점검, 사회공헌 활성화 등 은행 이익과 상충되는 개선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상반기(2월 이후)에만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다.

하반기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던 은행주는 9월 들어 분기마감을 앞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배당정책의 자율성 보장 발언으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 대표 고배당주인 은행주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윤대통령의 ‘종노릇’ 질타로 은행 초과이익 환수 논의가 재차 이어지자 건전성 리스크와 주주환원 위축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들며 주가는 다시 하락전환했다.

올해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은행주 등락이 거듭됨에 따라 안정적 배당정책을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눈에 띄었다. 금융당국 개입이 시작된 2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4대 은행에서만 1.7조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총 4.8조원를 순매수 한 점을 고려하면 은행주를 확실히 외면한 모습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상위 10위 종목에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대실적을 달성한 KB금융은 2월 이후 5.9% 하락했고, 신한금융은 6.9%, 하나금융 11.6% 떨어진 반면, 우리금융만 1.6% 소폭 상승하며 주요 금융지주가 대체로 부진을 겪었다.

내년 전망치도 밝지만은 않다. 2조원 규모의 은행권 상생금융 시즌2 비용 발생을 시작으로 경기둔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 NIM 하락 등 내년 은행 악재가 즐비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시장이 마저 냉각되면서 내년 대출성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연체율과 충당금 증가로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은행산업 전망과 관련해 “국내산업의 저성장 진입 및 가계대출 관련 규제 강화에 따른 대출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하락 기대감에 따른 NIM 하락과 대손상각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 저하압력이 높아져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대 은행 올해 대손충당금 증가액은 3분기 누적 기준 약 3.3조원으로 전년도 2조원 대비 약 65% 증가했는데 한국기업평가는 “연체율 상승과 순부실채권 발생 증가 등으로 건전성 관리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충당금적립액은 올해 대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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