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키움증권의 2023년 순이익은 4407억 원으로 전년(5082억 원) 대비 13.3% 감소했다.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손실 4333억 원, 환매 중단 젠투펀드 관련 손실 90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으로 200억 원 때문이다.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규모다. 초라해 보이는 이 실적을 ROE로 계산해 보면 9.27%였다. 부진한 실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수익성이 상당히 높다.
PBR 밸류에이션은 자기자본비용(CoE) 대비 얼마나 수익(ROE)을 내는지를 비교해 기업의 가치평가(PBR=ROE/CoE)를 하는 방법이다. 한국 주식시장 CoE 8~9%를 감안했을 때 2023년 실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이론적으로 적정 PBR은 1배로 판단된다.
2024년 컨센서스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4% 성장한 8114억 원이다. ROE는 15.7%에 달한다. 2024년 상반기 순이익은 4770억 원으로 2024년 컨센서스 순이익의 59%를 달성했다. 상반기 ROE는 19%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PBR 0.6배에 거래되고 있다.
키움증권이 수익성에 비해 매우 낮은 PBR에 거래되고 있는 이유는 1) 낮은 주주환원율, 2) 높은 이익 변동성, 그리고 3) 개인투자자 거래에 치중된 이익구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도 그 수익이 주주한테 돌아가지 않는다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정부에서 밸류업프로그램을 가동해 코스피의 레벨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 주주환원율은 매우 실망스럽다. ROE가 높은데 주주환원율이 낮으면 ROE는 점차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ROE 15%를 달성했는데 순이익의 30%만 주주에게 돌려준다면 순자산은 10% 높아질 것이다. 물론 늘어난 순자산 또한 효율적으로 사용되어 ROE 15%를 벌어들인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키움증권의 이익 대부분이 자본 투여가 필요없는 주식 거래에서 창출된다는 점에서 늘어난 순자산이 가동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키움증권의 ROE는 순자산이 늘어난 만큼 하락할 수 밖에 없다.
키움증권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추가 자본이 필요없다고 판단된다. 수익 구조를 보면 순이익의 70~8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것이 절대 무리가 아니다. 100%를 한다고 해도 키움증권의 미래 수익성에 타격은 없을 것이다.
2024년 컨센서스 순이익의 30%가 배당으로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주가에서 배당수익율은 7% 정도가 된다. 배당율만 본다면 은행주들이 더 매력있어 보인다. 또한, 배당수익율이 지켜질지에 대한 의문점도 있다. 키움증권의 이익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의 거래 수수료와 신용공여로 벌어드린다. 주식시장 환경에 따라 급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익원이 다변화 되지 못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익에 대한 리스크가 높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해 수익원을 다변화 한다면 밸류에이션을 레밸업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