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 유럽·중국 파트너링 단계…수출길 확대로 '퀀텀점프'
빅파마, GLP1-GIP 이중작용제 치매 효과 '러브콜'…내년 1상 완료 후 라이선스 목표
[프레스나인] GLP-1(GLP) 비만치료제와 치매치료제, 보툴리눔톡신, 필러, ADC까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약물 및 플랫폼 기술 들을 모두 사업 포트폴리오로 보유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받는 바이오기업이 있다. 안정적인 사업구조의 수익성과 유망 파이프라인 의 성장성이 만점에 가까워 기업가치 수직상승이 전망된다.
최완규 한국비엔씨 대표이사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보툴리눔톡신과 필러가 본격적으로 수출길에 올라 향후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GLP-1 등 다수 파이프라인은 1상 완료 후 빅파마에 기술이전을 성사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톡신·필러 수출 급성장…올해 최대 실적 '경신'
한국비엔씨가 다른 신약개발 바이오기업과 차별화되는 점은 확실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기준 매출은 2022년 292억원, 2023년 512억원, 2024년 반기 281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한국비엔씨는 지난해 매출(512억원)에서 수출이 394억원으로 77%에 달하는 알짜 수출기업이다. 주력 사업인 보툴리눔톡신과 필러가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완규 대표는 "보툴리눔톡신의 유럽 파트너를 선정하고 임상 등 상업화 제반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최대 보툴리눔톡신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파트너링 협상 단계"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지난 3월 보툴리눔톡신 '비에녹스주'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한국 판매 파트너도 몇군데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서 수요가 높은 필러를 중심으로 보툴리눔톡신의 국내외 판매가 확대되면 향후 컨텀점프(비약적인 도약)가 기대된다.
한국비엔씨는 보툴리눔톡신과 필러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파이프라인 확보 및 파트너링에 재투자하는 사업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올 반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무려 792억원에 달할 정도로 풍부한 현금을 자랑한다. 단기간에 현금화 가능한 유동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24억원, 기타유동자산 35억원, 기타단기금융자산 9억원 등 유동성은 860억원에 육박한다.
◇공동개발 신약후보물질 기대주…"빅팜 데이터 주시"
덴마크 케리야사와 ▲GLP1-GIP 이중작용제, 프로앱텍과 ▲GLP-GIP-GCG 삼중작용제 ▲3세대 ADC, 온코젠과 ▲T-type 칼슘차단 및 STAT3 이중타깃 항암제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등이 대표적인 공동개발 유망 파이프라인이다. 단연 기술이전에 가장 근접한 물질은 전세계 대세인 GLP1이다.
최 대표는 "노보노디스크가 '세마글루티드(GLP1)'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개선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대규모 3상을 2025~2026년 마칠 예정"이라며 "노보노디스크가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케리야사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GLP1-GIP 이중작용제의 약물가치도 급격하게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GLP1-GIP 이중작용제에 세포투과 펩타이드를 붙여 뇌 혈관벽(BB) 투과율을 높였기 때문에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티드보다 뇌 세포 재생, 시냅스 신경전달 가소성 향상, 뇌 대사 활성화, 뇌 염증 완화, 아밀로이드베타(Aβ), 타우(Tau) 등 비정상 단백질 응집체(플라크) 제거 등에 효과적"이라며 "1상에서 성공하면 빅파마에 라이선스를 진행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 상주임원인 이안 라퀴안(Ian Laquian) 케리야사 대표이사를 통해 노보노디스크를 비롯한 빅파마들이 GLP1-GIP 이중작용제 데이터에 지대한 관심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프로앱텍과 지속형 비만치료제로 공동개발 중인 GLP-GIP-GCG 삼중작용제도 기대주다. GLP-GIP-GCG 삼중작용제는 in vivo(생체 내) 및 in vitro(실험실) 연구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내년 상반기 안에 최종 결과를 확인해 비임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완규 대표는 "비천연 아미노산 삽입기술과 위치특이적 알부민 결합기술을 이용해 3주 이상 긴 체내 반감기와 효과가 우수하다"며 "GLP1과 이중작용제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삼중작용제가 체중 감량 효과에서 경쟁력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중작용제인 릴리의 마운자로는 2023년 3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약 11조4000억원의 판매를 보였고, GLP1작용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동 기간에 7조9000억원의 판매를 보였다.(출처:Global Data)
3세대 ADC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붙는 항체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를 통해 결합시켜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암약물이다. 한국비엔씨와 프로앱텍은 반감기를 대폭 늘리기 위해 알부민융합 항체를 사용했다.
최 대표는 "알부민 결합 도메인과 단일사슬 항체조각(ScFv)이 융합한 알부바디(AlbubodyTM), 여기에 결합한 약물이 3세대 ADC로 볼 수 있다"며 "ScFv의 분자량이 작아 암 투과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ADC의 Fc영역의 의한 부작용 위험은 낮췄다. 현재 1차 후보물질 도출 단계"라고 소개했다.
한국비엔씨는 온코젠과 CMPD(샤페론 매개 표적단백질 분해) 기반 EGFR 치료 후 MET변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호주에서 조만간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완규 대표는 "동물모델에서 95%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MET 변이를 80%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당히 의미 있는 데이터로 임상 1상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라이선스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기기업 한국비티비 인수해 종속기업 편입…모회사와 시너지 기대
최완규 대표의 오픈이노베이션 선구안은 M&A로도 이어졌다. 한국비엔씨는 2023년 11월 총 160억원을 투입해 의료기기기업 지티지웰니스(현 한국비티비)를 인수했다. 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올 반기 지분율은 79.96%까지 끌어올렸다.
한국비티비는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거절'로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해 2022년 3월부터 주권매매 거래정지 상태다. 감사인의 '의견거절' 사유는 크게 ▲미술품 거래와 관련해 자금흐름 불확실성 ▲계속기업 불확실성이다.
한국비엔씨는 한국비티비의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비티비의 부실 사업은 정리하되 알짜기업인 동인바이오텍을 흡수합병시켜 계속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한국비티비의 올 반기 매출액은 130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이다. 대부분의 미술품 투자 자금도 회수하면서 자금흐름 불확실성 문제도 해결했다.
한국비티비는 재감사를 통해 2021년(2024년 1월19일), 2022년(3월21일) 감사보고서에 대해서 '적정' 의견을 받아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다. 다만 2023년 자본잠식률 50%이상이 발생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로 발생했으나 추가 80%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최완규 대표는 한국비티비의 경영 정상화, 거래재개 등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모회사와 사업적으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한다. 주력 사업인 보툴리눔톡신과 필러, 화장품 사업 기반에 한국비티비의 미용전문 의료기기 제품 라인을 더하면 양사의 영업망 확대 및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경영 의도다.
주력 사업의 성장세와 한국비티비를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면서 한국비엔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1년 252억원, 2022년 423억원, 2023년 810억원으로 빠르게 몸집이 커지고 있다. 자본은 2021년 506억원, 2022년 1901억원, 2023년 2142억원으로 불어났다.
최완규 대표는 "한국비티비의 경영개선을 위해 가열차게 노력하고 있다"며 "동인바이오텍을 합병시켰기 때문에 정상화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재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최완규 대표는 한국비엔씨가 '팔방미인' 사업구조를 가질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덕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오픈이노베이션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기술성과 사업성 판단과 함께 엑시트 전략도 수립해 신중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미래먹거리 확보와 연구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바이오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