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글로벌 진출 위해 "ESG 활동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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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글로벌 진출 위해 "ESG 활동 필수"
  • 김창원 기자
  • 승인 2024.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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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물보안법 통과로 中 기업 규제 가시화…견제 위해 ESG 강화 양상
국내 기업 인식·대응 수준 미흡…반사이익 가능하지만 요건 충족해야

[프레스나인]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ESG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박세연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KPBMA Focus 보고서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ESG 대응 과제'를 주제로 최근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견제 위해 보호무역주의 강화…공급망 전반에 영향

최근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산업 경쟁력 저하, 무역적자 심화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경제 안보를 목적으로 보호무역주의 및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빅데이터와 바이오 산업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우 중국은 선진국과 원료공급, 신기술 개발 속도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고, 이에 선진국들이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

일례로 지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미국 완제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공급망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면서 자국의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목표를 수립하고, 기술 확보 및 시장 선점을 위해 정책, 제도 지원전략을 경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동시에 대중국 관세, 중국 첨단기술 품목까지 차단하는 '디리스킹(de-risking, 위험 완화)' 정책을 유사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국은 의회에서 지목한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지난 9월 9일 통과시켰고, 이에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다.

미국은 올해 1월 국민의 유전자 데이터가 중국 영토에 기반을 둔 기업을 통해 중국 정부에 전달되는 것이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하고 생물보안법의 입법화를 추진해 지난 9월 9일 미국 하원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유전체 장비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인 BGI, MGI, Complete Genomics와 CDMO 기업인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가 규제 대상으로 포함된 것.

주목되는 점은 미국과 EU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ESG, 특히 환경과 인권, 투명성(정보공개) 이슈를 공급망 전체에 대해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기업들이 ESG 활동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이를 통해 중국 기업의 진출을 저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빅파마들은 환경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 활동과 재생에너지 확대, 폐기물 및 포장재 감소, 생물다양성 등 이슈를 인식하고 관련 활동을 전개 중으로, 공급망의 협력사에게 온실가스 감축 활동으로 RE100(Renewable Electicity 100%) 달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RE100에 참여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24개사로, 2050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빅파마들은 사회 분야에서 의약품 접근성, 동물실험 윤리 정책 강화, 인적 자원 관리, 인권, 다양성 및 포용성, 윤리경영 이슈를 인식하고 관련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7월 25일 EU는 공급망 실사지침을 발효, EU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게 공급망 내 인권, 환경 관련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실사 의무와 정보공개 책임을 의무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규제도 강화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공급망 관리 전반의 ESG 컴플라이언스 대응이 강조되는 양상으로, 빅파마 대부분 공급망 내 기업과 함께 환경안전, 온실가스 감축, 인권, 품질관리 등 다양한 항목들을 실사하고, 공동의 목표를 수립해 관리 실적을 향상할 수 있는 공동의 노력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 ESG 수출규제 인식·대응수준 미흡…기회 잡으려면 대응방안 마련해야

미국과 EU가 이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미흡한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 205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ESG 규제 대응현황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ESG 수출규제 인식 및 대응 수준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기업에 부담이 되는 ESG 수출규제로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공급망 실사', '포장재법',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및 공시기준'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조사 대상 기업들은 대부분 공급망 실사를 실시하지 않아 해외 협력업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당이 집권해도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제재 조치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제재조치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득표에 유리한 상황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유사한 정책 목표를 수립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과 EU는 공급망 전 과정에서 환경, 인권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할 것을 원하고 있다"면서 "EU의 공급망실사지침, 미국의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모두 공급망에 관한 세부 정보를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보고서는 "미국·EU 및 중국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공급망에서 요구하는 ESG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빅파마와 거래에서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산업을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 사진/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첨단산업을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 사진/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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