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KB 등 대형 자산운용사 'ETF 몰아주기' 들통
상태바
삼성·미래·KB 등 대형 자산운용사 'ETF 몰아주기' 들통
  • 박수영 기자
  • 승인 2024.09.24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미래·KB자산운용 계열사 보유 금액 1조 육박
KB운용 ETF 계열사 비중 10.4%에 달해
현행법상 자사 운용사 ETF 매수 금지 조항 無

[프레스나인] 최근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을 위해 그룹 계열사들이 'ETF 몰아주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늘부터 금융감독원은 ETF 계열사 밀어주기 현황 조사를 위해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총 4개사를 상대로 현장 점검에 나선다.

24일 금감원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B자산운용의 'RISE' ETF는 모두 같은 그룹의 계열사가 보유 중인 금액이 조 단위를 넘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KODEX ETF 보유액이 2조605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삼성자산운용 전체 ETF 순자산가치 총액(59조2000억원)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TIGER ETF 보유액은 2조151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KB자산운용 RISE ETF의 경우 KB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금액이 1조2226억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 가치 총액(11조7096억원)의 10.4%에 달한다.

물론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같은 그룹 계열사의 자금으로 자사 계열 운용사의 ETF를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 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품이라 펀드와 달리 별도의 규제를 두지 않는다.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한도는 25%로 제한돼 있다. 은행·증권사가 고객에게 의도적으로 자사 운용사의 ETF 매수를 권해도 어쩔 수 없는 셈이다.

이에 강훈식 의원은 “그룹의 금융 계열사 ETF 몰아주기 과정에서 부당한 거래 행태는 없었는지 금감원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급성장한 ETF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는 없는지 시장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24일부터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주요 운용사를 상대로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 금감원은 ETF 순자산총액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계열 은행을 통해 자사 ETF 상품만을 판매한 정황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8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후 "ETF 밀어주기와 관련해 현장점검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중요한 사항이라 성장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자료/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