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임상 3상 톱라인 수령...‘조 단위 가치’ 현실화 여부 결정
[프레스나인] HLB(에이치엘비)그룹 계열사 HLB테라퓨틱스가 개발중인 신약을 2026년 허가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24일 HLB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최근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 RGN-259의 개발 로드맵을 소개했다. 기존에는 글로벌 임상 3상의 톱라인 데이터 수령 예상 시점만을 담았으나 이번에는 신약허가 목표 시기까지 포함했다.
NK는 각막에 상피손상, 치유장애, 각막궤양, 천공 발생 등이 생기는 희귀 퇴행성 각막 질환이다. HLB테라퓨틱스는 미국 합작법인 리젠트리(ReGenTree)를 통해 NK 치료제 RGN-259를 개발하고 있다. RGN-259는 피부와 각막 재생을 촉진하는 인자 ‘티모신베타4(Tβ4)’를 주성분으로 한다.
회사는 현재 미국(SEER-2)과 유럽(SEER-3)에서 동시에 RGN-259의 NK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SEER-3의 톱라인은 내년 초 수령 가능할 전망이다. SEER-2 톱라인의 경우 내년 하반기 수령이 예상된다.
HLB테라퓨틱스는 현재 적극적으로 RGN-259에 관한 기술수출을 탐색하는 중이다. 이미 글로벌 빅파마와 비밀유지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분야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하기도 했다. 톱라인 수령 후 본격적으로 기술수출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 중 라이선스 옵션 계약(License Option Agreement)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계약에 대해서는 2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먼저 계약 초기에 계약금, 마일스톤, 로열티를 모두 합친 형태로 전체 딜 사이즈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반환 불가능한 자산 이전(Asset Transfer Deal)을 추진해 계약금 수령과 옵션 딜을 확정하고, 이후 신약허가(BLA) 시점에 최종 딜 사이즈를 확정해 잔금을 수령하는 것이다.
회사는 좀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첫 번째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또 보다 수월한 기술수출을 목적으로 HLB테라퓨틱스, 리젠트리 합작 파트너사 리제넥스, 리젠트리 3사에 흩어져 있던 RGN-259의 전 세계 상업적 권리를 리젠트리로 이전한 바 있다.
기술수출과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 신약허가가 추진될 예정이다. HLB테라퓨틱스는 2026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RGN-259의 신약허가 신청을 내고 같은 해 하반기 승인을 획득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톱라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 3상에서는 RGN-259 투약 4주차에 NK로 인한 지속적 상피 결손(PED)이 완치된 환자의 비율을 1차 평가지표로 본다.
업계에서는 앞서 미국에서 진행됐던 1차 임상 3상(SEER-1)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온 만큼 SEER-2와 SEER-3의 결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SEER-1의 경우 RGN-259 투여 환자 10명 중 6명이 완치된 반면 위약 투여 환자는 8명 중 1명만이 완치됐다.
HLB테라퓨틱스는 RGN-259가 허가될 경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현재 미국에서 유일한 NK 치료제로 쓰이는 돔페(Dompé)의 ‘옥서베이트’에 비해 투약 과정이 간편하고 투여기간도 짧은 등 환자 편의성이 높아서다.
한편 NK 치료제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옥서베이트의 미국 매출만 해도 지난해 약 7억69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RGN-259의 상업화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평가기관 더프앤펠프스(Duff & Phelps)에 따르면 RGN-259는 NK 치료제로서 최대 22억달러(약 3조원)에 이르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