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중국 세포치료제 CDMO 우시ATU 위태...후지필름 수혜 주목
[프레스나인] 일본 후지필름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시설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수요가 가장 많은 항체의약품에 이어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받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21일 후지필름 CDMO 계열사 후지필름다이오신스(FUJIFILM Diosynth)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전드오크스에 있는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의 증설을 완료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GMP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증설은 세포치료제 생산 스위트 2곳을 추가해 신규 고객을 위한 클린룸 규모를 키우는 것을 뼈대로 한다.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증설을 통해 자가 세포치료제에 관한 임상 및 상업적 수요를 기존보다 큰 물량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시설은 2022년 후지필름이 미국 바이오텍 아타라(Atara BioTherapeutics)로부터 약 1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후지필름은 이와 함께 아타라의 세포치료제를 생산하는 위탁생산 계약(Master Services and Supply Agreement)을 체결했다.
핵심 품목은 아타라가 개발한 자가 T세포치료제 ‘에발로(Ebvallo, 성분명 타벨레클루셀)’다. 에발로는 2세 이상의 재발성/불응성 EBV(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양성 PTLD(이식 후 림프구증식질환)의 치료에 쓰인다. PTLD는 고형 장기 이식(SOT) 또는 골수 이식(HCT)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다.
에발로는 2022년 유럽 승인을 받았고 올해 미국 승인까지 신청이 이뤄졌다. 미국 승인 여부는 내년 1분기 결정될 전망이다. 에발로의 전 세계 판권은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파브르가 지니고 있다.
후지필름은 에발로의 상업화 물량을 생산하는 한편 아타라의 다른 신약 임상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타라는 비호지킨 림프종(NHL), 루푸스 신염(LN)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CAR-T 치료제도 개발하는 중이다.
후지필름은 사우전드오크스 시설을 증설하는 한편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전문 CDMO 후지필름셀룰러다이내믹스(FUJIFILM Cellular Dynamics)의 신규 거점도 구축하고 있다. 해당 거점은 2026년 가동될 예정이다. 후지필름은 이 2곳의 투자에 약 2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체치료제에 관해서도 미국 생산시설 확보에 한창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홀리스프링스에 신규 CDMO 거점을 확보하고 내년부터 바이오리액터 8기, 16만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가동할 예정이다.
후지필름은 이같은 투자가 장기적으로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Biosecure) 추진에 따른 수혜와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스 피터슨 후지필름다이오신스 CEO는 올해 6월 미국 매체(GEN Edge)와 인터뷰에서 “대규모 생산에 진출한 이후 우리는 5년 동안 최대 생산능력을 유지해 왔다. 이미 생산능력이 최대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더 큰 과제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 생물보안법을 둘러싼 논의의 핵심이다”며 “우리는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과 협력관계로 의심되는 중국 바이오기업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올해 9월 미국 하원을 통과해 상원의 검토를 남겨두고 있다.
세계 최대 CRO로 꼽히는 우시앱텍이 생물보안법의 제제 대상에 오른 기업 중 하나다. 그리고 우시앱텍의 계열사 중 하나인 우시ATU(WuXi Advanced Therapies)는 미국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에 관한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FDA로부터 종양 침윤 림프구(TIL) 적응증의 자가 T세포치료제 암타그비(AMTAGVI, 성분명 리피투셀)의 생산을 위한 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생물보안법 제정이 가까워지면서 우시ATU의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우시앱텍이 우시ATU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