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108만주 추가 매수
[프레스나인] 캐피탈그룹은 지난 12월 한달간 하나금융지주 주식 320만주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이 5.83%에서 6.95%로 상승했다. ‘12.3 사태’에도 불구하고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다. 캐피탈그룹은 블랙록자산운용 지분율 6.38%를 넘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약 108만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이 8.85%에서 9.23%로 상승했다.
캐피탈그룹은 1931년 설립된 미국의 자산운용사로 2.6조달러(약 364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캐피탈그룹은 한명의 대표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주도하는 다른 운용사들과 다르게 여러명의 펀드매니저가 공동으로 투자 결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의 임원과 고객을 직접 만나 진행되는 심층 분석을 통해서 투자를 결정한다. 이렇게 투자가 결정되면 장기간(4~7년)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해당 구간 내에서는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 13.17%였다. 잉여 자본을 적극적으로 주주에게 환원 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25년 컨센서스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39배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공헌한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한다고 가정하고 성장에 필요한 자본 이외 모든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면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무려 25.6%(10% 나누기 0.39배)에 달한다. 캐피탈그룹이 적극적으로 지분 확보에 나선 이유라고 보여진다.
연금과 같은 장기 투자자라면 최대한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은행의 이익을 국민 모두에게 돌려주는 바람직한 부의 재분배 방법이 될 것이다. 호주의 국민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펀드(Australian superannuation fund)들은 모든 호주은행의 지분을 평균 30% 정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지주회사법에 막혀 국민연금이 지분을 추가 취득 가능한 지분율은 이제 0.77%에 불과하다. 금융지주회사법은 “동일인은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은행지주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8조3항은 한도를 초과할 때마다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은행지주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목표 수익률 5.4%의 5배에 가까운 수익을 외국계 펀드에 내줄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