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IFRS17 순익 뻥튀기 논란에 고무줄 장부가…한화 3.4조ㆍ교보 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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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IFRS17 순익 뻥튀기 논란에 고무줄 장부가…한화 3.4조ㆍ교보 2조원↓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3.08.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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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계산서 반영 FVPL 금융자산, 기타포괄손익으로 조정

[프레스나인] 생보업계가 새로운 회계제도 ‘IFRS9’ 시행으로 투자손익 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줄이기 위한 금융자산 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수 조원 규모의 금융자산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바뀌어 시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한화생명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금융자산은 30조5904억원으로 1분기 말 34조604억원에 비해 3조4700억원 감소했다. 펀드 등 수익증권이 1분기 대비 2조2300억원 줄었으며 특수채와 회사채도 각각 6244억원, 5041억원 감소했다.

FVPL 금융자산이 3조원 넘게 감소한 이유는 회사가 투자손익 변동성 폭을 줄이기 위해 자산조정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1분기 보험손익 1147억원, 투자손익 2611억원을 기록하며 3569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하지만 2분기 보험손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투자손익은 1349억원 순손실로 당기순익이 1분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부터 보험업계에 시행된 IFRS9은 기존 매도가능금융자산에 있던 상당액을 FVPL 금융자산으로 분류하는데 그 평가이익이 투자손익에 영향을 준다. 실제 순익은 늘지 않고 장부상 금액만 증가해 ‘실적이 뻥튀기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 말 기준, 한화생명 매도가능금융자산은 31조804억원이며 1분기 34조604억원(FVPL 금융자산)으로 늘었다가 2분기 다시 30조5904억원로 감소했다. 1분기 FVPL 금융자산 평가손익은 7762억원이며 2분기에는 금리상승의 여파로 172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투자손익이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 순익 악화로 이어졌다. 

한화생명은 투자손익 변동성 완화를 위해 현재 일부 FVPL 금융자산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FVOCI)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 교체매매를 진행 중이다. FVOCI 금융자산은 FVPL과 달리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지 않아 당기순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상반기 말 기준, FVOCI 금융자산은 33조3093억원으로 지난 1분기 31조8504억원에 비해 1조4589억원 증가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FVPL 자산은 시장 금리에 따라 움직이기에 변동성이 크다”면서 “변동성을 줄이고자 FVPL 자산을 교체매매를 통해 FVOCI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 큰 이슈나 변화가 없는 데 금리 등 시장상황으로 손익이 요동치는 건 좋지 않다”면서 “다만 헷지(위험회피) 작업에도 비용이 들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보생명도 FVPL 금융자산에 있던 펀드와 채권 등을 일부 매각하고, 일부는 FVOCI 금융자산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2분기 FVPL 금융자산은 1분기 대비 2조456억원 감소한 31조4243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내역에서는 수익증권 감소가 2조4393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상반기 말 기준 FVOCI 금융자산은 47조4914억원으로 지난 1분기 46조4531억원에 비해 1조383억원 증가했다. 국공채가 1분기 대비 4253억원 늘었으며, 회사채(2282억원), 금융채(1722억원)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 이후 안정적인 이익관리를 위해 손익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FVPL 금융자산을 줄이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다른 생보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삼성생명과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의 2분기 FVPL 금융자산은 1분기 대비 각각 7456억원, 7126억원, 91억원 줄었다. 대신 FVOCI 금융자산의 경우 삼성생명이 1조1521억원(155조5915억→156조7436억원) 늘었으며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각각 3694억원, 29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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