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 416억 유증…주주우선공모 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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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언트, 416억 유증…주주우선공모 택한 이유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3.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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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인수권 미부여 개인투자자 지분 희석 불가피…기관투자자 물량 밀어주기 시각도 나와
미청약 실권주 미발행…최소자금 연내 확보하려는듯

[프레스나인] 큐리언트가 항암제 등 임상 자금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신주인수권 매매가 없는 주주우선공모 방식이어서 개인투자자가 지분 희석 피해를 고스란히 떠앉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리언트는 주주우선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41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는 800만주로 전체주식(1240만6056주)의 60%에 달한다. 예정 발행가액은 할인율 30%을 적용한 5210원이다. 기존 주주는 1주당 0.6023270453주를 배정받는다. 

주주우선공모 유증은 주주에게 우선청약권을 부여하고 청약결과 발생하는 실권주를 일반에게 공모하는 방식으로 주주배정공모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구주주들에게 신주인수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주인수권증서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확정 발행가액을 정하는 절차도 비교적 간단하다. 주주배정공모가 1~2차 발행가액에서 낮은 가액으로 정하는 반면 주주우선공모는 구주주 청약 전 3~5일 거래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으로 확정할 수 있다. 큐리언트는 주주우선공모로 유증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자본확충과 재무개선을 연내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2023년 12월22일이다. 

반면 구주주들은 신주인수권 매매가 없기 때문에 불리한 구조다. 유증에 참여하거나 지분 희석을 감내하거나 2가지 선택지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증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유증 비율에 따라 배정하는 신주인수권을 시장에서 팔아 현금을 챙길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의미다. 구주주의 최대 20%까지 초과청약 조항도 부여되지 않았다. 

신주인수권 매매가 없기 때문에 실권주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규모 실권주 우려에다가 최대주주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7.36%)까지 유증 불참이 기정사실이어서 청약 흥행 저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어서 유증 참여에 한계가 있다. 다만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남기연 대표(2.61%)를 포함한 경영진은 4.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증에 40%만 참여한다. 

큐리언트는 기관투자자 수요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주주우선공모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증은 대표주관회사의 잔액인수가 없는 모집주선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공모에서도 미청약 실권주는 미발행 처리한다. 청약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안전하게 최소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회사는 이번 증자와 별도로 3자배정 및 전략적 투자 유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해 자금 계획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파트너사의 투자 유치 의사결정이 지연되자 당장 필요한 R&D 자금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선 기관투자자 물량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신주인수권을 사들여 유증에 참여하려는 투자자 유입이 없도록 막아 실권주 물량을 확보하려는 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한 구조를 만들어주기 위해 주주우선공모를 택한 것이라는 눈초리다. 

큐리언트는 이번 유증과 관련 "이번 증자를 통해 모집된 자금은 연내 추진중인 기술이전 이후 2024년부터 차례로 계획되고 있는 대규모 기술이전이 있을 때까지 임상 개발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유증의 구주주 청약예정일은 2023년 11월29~30일이다. 일반공모 시작일은 2023년 12월4~5일이다. 큐리언트는  유상증자 직후 1주당 0.30주의 비율로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큐리언트
사진/큐리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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