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보증 우회' TRS 축소에도 롯데그룹 계열사 자금지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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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보증 우회' TRS 축소에도 롯데그룹 계열사 자금지원 활용
  • 김현동 기자
  • 승인 2023.11.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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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롯데건설 사모 CB 지원용 2000억원 TRS 계약 체결
46개 상출집단 TRS 규모는 33% 감소
공정위, TRS 제도보완 검토 예정 계획 밝혀
호텔롯데의 내부거래 공시
호텔롯데의 내부거래 공시

[프레스나인]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익스왑(TRS)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TRS 거래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롯데그룹의 경우 건설 계열사의 자금지원을 위해 신규 TRS 거래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1일 기준 4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의 TRS 유지 규모는 총 47건, 3조37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1일 기준 TRS 거래규모(9개 기업집단, 5조601억원)에 비해 1조6876억원(33.4%)나 감소한 규모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전체 TRS 규모는 감소했지만 채무보증을 우회활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TRS는 효용은 여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건의 신규 TRS 거래가 성사됐다. 롯데그룹의 롯데건설 지원 용도의 TRS였다.

2018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총 6조1000억원 규모의 TRS 거래가 확인된 이후 신규로 체결된 거래는 지난해 12월의 롯데그룹의 TRS가 유일했다. 롯데그룹의 TRS는 지난해 12월30일 호텔롯데와 에스프로젝트엘 간의 2000억원 TRS 정산계약이다.

특수목적회사(SPC)인 에스프로젝트엘은 롯데건설이 2022년12월30일 발행한 2000억원의 사모 전환사채를 취득했다. 호텔롯데는 에스프로젝트엘과 롯데건설 전환사채 양도차익을 정산하는 TRS(Total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했다. 호텔롯데는 에스프로젝트엘과 롯데건설 전환사채 차액 정산을 함으로써, 직접적으로 롯데건설과 자금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다. 다만 롯데건설은 2000억원의 CB를 발행함으로써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기업어음 차입금 2000억원을 상환할 수 있었다.

TRS는 거래 당사자가 계약기간 내 기초자산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총수익을 상호 교환하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공정거래법 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 금지된다. 그런데 계열사 간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TRS 계약이나 자금보충약정을 통해 채무보증을 우회하는 거래가 다수 벌어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롯데건설에 대한 간접적 자금 지원 이전에도 롯데건설은 롯데물산과 자금보충약정을 다수 맺었다. 롯데건설이 케이비그린에너지제일차 유한회사와 지난해 12월7일 체결한 1000억원의 여신거래약정에서 롯데물산은 대출원리금 상환재원 부족시 지급보증 성격과 유사한 110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롯데물산은 롯데건설이 지난해 11월18일 하나은행과 맺은 2000억원의 차입금의 120%에 해당하는 240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또 롯데물산은 롯데건설이 지난해 11월16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체결한  1500억원의 여신거래약정에서 180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하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입장에서는 롯데물산이 각각 120%의 채무보증을 해준 셈이었다. 여신한도액의 120%까지 자금보충을 약속함으로써 일종의 신용보강을 해준 것이었다.

롯데건설은 은행 대출에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를 대상으로  178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TRS 거래가 채무보증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함께 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TRS 제도 보완 방안으로 공정거래법 상의 채무보증 금지 조항을 자금보충약정과 TRS, CDS 등 신용공여 성격의 자금지원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으로 변경할 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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