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노소영 관장이 운영 중인 아트센터 나비 측은 SK 본사 건물에서 퇴거해야 한다는 법원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법원은 SK이노베이션이 SK서린빌딩에서 나가달라며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에서 SK의 손을 들어줬다.

노 관장 측 이상원 변호사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부동산 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민법상으로는 SK 측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에 'SK그룹이 미술관 퇴거를 요구한 게 부적절하다'는 판시가 있었음에도 최 회장 등이 소 취하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트센터 나비는 최 회장의 모친인 박계희 씨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으로, 노 관장이 이어 받으며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에 입주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은 빌딩 임대차 계약이 2019년 끝났는데도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하지 않고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커지고 있음을 근거로 부동산 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1일 SK이노베이션이 노 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 재판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아트센터 나비미술관이 SK 서린빌딩에서 퇴거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손해배상금 약 10억4560만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지난해 4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가 완료될 때까지 월 2400여만원의 관리유지비 지급도 명령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이 기한 안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해당 부동산 인도 소송은 1심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아트센터 나비는 당장 퇴거하더라도 SK 측에 약 1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한편, 2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과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한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최 회장이 판결에 불복하면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들의 이혼소송 상고심은 지난 10일 대법원 3부에 임시배당돼 상고 기록 접수 통지서도 같은 날 양측에 전달됐다.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한 최 회장 측이 통지서를 확인한 후 20일 내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면, 본 재판부 배당과 함께 본격 심리 절차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