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오스코텍]④'쪼개기 상장'에 주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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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ive][오스코텍]④'쪼개기 상장'에 주가 반토막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4.12.13 08: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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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티닙 성공’ 인상분 헌납...제노스코 상장 이슈 직격
증권가 “자회사 가치 독립적으로 평가되면 모회사 지분가치 할인”

[프레스나인] <편집자주> 주식회사 존재의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다. 황제경영, 사익편취로 인한 주주 이익을 훼손했다면 경영진으로서 명백한 위반 행위다. 프레스나인은 주주가치 훼손으로 고통받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한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lazertinib)이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국산 항암제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벽을 뚫은 것. 레이저티닙 원개발사인 오스코텍과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는 막대한 기술료 수입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국내 바이오텍 중 흔치 않은 ‘흑자기업’으로 도약하는 셈이다.

자연히 기업가치도 상승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히려 반대다. 코스닥에 상장한 오스코텍의 주가는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레이저티닙 기술료를 나눠 받는 제노스코가 오스코텍과 떨어져 ‘쪼개기 상장’에 나서면서 기업가치도 반으로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9일 종가 기준 오스코텍 주가는 2만1700원으로, 52주 최고가 4만5850원에 비해 약 53% 하락했다. 올해 8월 레이저티닙의 FDA 승인으로 발생한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헌납했다. 최고가보다는 최저가(1만8540원)에 훨씬 가까워졌다. 

오스코텍 주가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데는 최근 제노스코 상장 이슈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는 제노스코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내기 직전인 10월 중순부터 특히 두드러진 낙폭을 보였다. 이후 현재까지 뚜렷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제노스코 상장이 오스코텍 주가에 악재가 된 까닭은 레이저티닙 기술료를 분배하는 구조에 기인한다.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자회사 얀센(Janssen Biotech)으로부터 레이저티닙 상업화에 따른 기술료 및 로열티를 받아 60%를 챙기고, 나머지 40%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똑같이 나눠 갖는다. 이 ‘40%’는 향후 수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스코텍만이 상장해 있는 현재 상태에서는 레이저티닙 기술료에 대한 투자 매력이 온전히 오스코텍에 집중된다. 하지만 향후 제노스코가 오스코텍을 두고 따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복 상장으로 인한 ‘이익 더블카운팅’이 발생해 주가가 할인될 공산이 크다. 이익 더블카운팅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유통시장에 상장돼 있을 때 투자자들이 동일한 기업가치를 두 번 계산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보고서를 통해 “모회사의 기업가치는 자체 사업부문과 자회사 지분가치로 구성된다”며 “만약 자회사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유통시장에서 평가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가 이미 주식 시장에서 계산되고 있기 때문에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할인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를 중복 상장 이슈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오스코텍 사측은 제노스코의 상장이 오히려 오스코텍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10월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약개발이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제노스코 상장은 R&D를 강화함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제노스코가 연구개발에 매진하여 제2, 제3의 레이저티닙이 탄생한다면 이는 곧 오스코텍의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오스코텍 사측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 상술했듯 레이저티닙 허가라는 대형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중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주주연대를 구성, 제노스코 상장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에 한창이다. 주주연대는 이미 오스코텍 최대주주인 김정근 대표의 지분을 넘어서는 주식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코텍 최근 1년 주가.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오스코텍 최근 1년 주가.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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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24-12-13 12:31:09
승인 발표날 오히려 떨어지던 미치광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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