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홀릭] 옛날식 숯불 닭갈비를 찾아 낭만도시 춘천으로](/news/photo/201910/19095_craw1.jpg)
이번주 로드홀릭 봄이 어울리는 도시 춘천으로 떠났다.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를 타는 대신 다산유적지와 수종사, 영화종합촬영소를 만나는 45번 국도를 따라갔다. 이어 46번 도로로 접어들자 청평과 가평, 강촌까지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었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는 소양댐 드라이브나 청평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엔 김유정문학촌을 둘러보고 레일바이크로 강촌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도 인기다.
춘천의 대표 먹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닭갈비와 막국수를 꼽는다.춘천에는 온의동, 후평동 등 닭갈비 골목이 4곳이나 발달되어 있다. 왁자지껄하고 서민적인 분위기가 좋다면, 늘 붐비는 명동 닭갈비골목이 제격이다. 하지만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소양댐쪽에서 매운탕을 먹어도 별미다.
그런데 닭갈비는 어떻게 춘천의 대표 먹거리가 되었을까. 닭갈비는 1960년대에 최초로 만들어졌는데 당시 춘천은 양축업과 도계장이 많이 발달되어 있었다. 그래서 닭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는데, 최초의 닭갈비의 형태는 숯불 위에 양념에 저민 닭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 가스가 보급되면서 철판 닭갈비가 만들어졌다. 숯불에 비해 불을 피우기도 쉽고, 철판 위에 채소와 닭을 볶아 싼 가격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닭갈비는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요즘엔 춘천닭갈비 하면 흔히 철판을 떠올리지만, 원조는 숯불이었던 것. 현재 춘천 내에서는 옛날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숯불닭갈비집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그 중 신북거리의 ‘농가닭갈비’는 1960년대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 현지인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주인장에게 맛의 비결을 묻자 별 것 없다면서도 세 가지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다고 말한다. 우선 숯은 횡성 참숯만을 썼고, 부드러운 육즙을 위해 국내산 냉장육만을 취급했다. 그리고 소스는 이틀간 숙성시켰다고 한다.
철판에 볶아 먹는 대신 숯내가 가득한 옛날식 닭갈비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번쯤 가 볼 만한 집이다.
조민우 기자 (jm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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