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브리프]미 대형은행, '바젤III' IT투자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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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브리프]미 대형은행, '바젤III' IT투자 서둘러야
  • 박현선 기자
  • 승인 2010.12.07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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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개최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138차 회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은행(G-SIBs)들에 대한 규제수단을 내년 중반까지 마련한다는 것이었죠.

바젤II는 우리나라 금융권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만 바젤III에 대해서는 아직 조용한 모습입니다. 사실 금융IT업계 전문가들도 바젤III가 우리나라 금융IT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하고요.

아무래도 바젤III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대한 규제가 핵심이라서 그런 듯한데요,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미 금융IT 전문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바젤III를 유럽의 컴플라이언스로 치부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미 금융기관들에게 경고메시지를 내보내고 있거든요.

미 금융IT 전문 매체인 뱅크시스템&테크놀로지는 JP모건 체이스에서 5년간 바젤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켈리 퀀티파이 이사의 조언을 빌어 마을금고와 같은 커뮤니티은행이 아닌 다음에는 바젤III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퀀티파이는 금융 모델링 소프트웨어 업체입니다.

켈리는 미국 대형 은행들이 바젤III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매년 1억달러 이상 투입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바젤III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인데요,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데이터 통합과 관리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자본 규제와 유동성규제가 핵심인 바젤III로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 바젤III는 은행의 자본비축분을 산정하는 방법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자본비축분은 손실에서 회복되기 위해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자본을 뜻하는데요, 이에 따라 은행들은 레버리지비율(부채비율)과 유동성비율을 산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요구합니다. 기술 측면에서는 은행들이 데이터 소스를 통합하고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 모델링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리스크 모델링도 더욱 정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젤II에서도 은행들은 자산에서 리스크 비중을 파악하는 모델링을 이미 구축했지만 바젤III에서는 리스크 산정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은행 자산에서 보다 정교한 리스크 추정을 할 수 있도록 리스크 모델링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추가적인 데이터 기록보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하고요. 자본과 자산을 새롭게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은행들은 모든 거래 데스크에서 에 대한 새로운 측정을 하기 위해서죠.

바젤III로 인해 은행은 유가증권계정(trading book)과 은행통장(banking book)이 호환되며 모든 거래 데스크에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이 데이터는 정확하고 깨끗해야 하고요.

결과적으로 바젤III는 우발전환사채(Contingent Convertible Bonds. CoCos)와 같은 일부 자본 유형을 제거함으로써 은행의 기본자기자본(Tier1)의 품질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IT도 가야 할 길이 멀죠.

이 기사는 좀 일찍 게재된 것입니다만 138차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회의 결과에 크게 반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바젤III가 금융IT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장 잘 정리한 기사인 것 같고요.

바젤III는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이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 많은 은행들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참고로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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