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에 각종 귀금속…세금 상습체납자 재산은닉 '백태'
상태바
트렁크에 각종 귀금속…세금 상습체납자 재산은닉 '백태'
  • 장인지 기자
  • 승인 2020.04.06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도 광역체납팀에 '덜미'…지난해 1014억원 징수

세금 상습체납자의 재산 은닉 꼼수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경기도 광역체납팀은 지난해 4월 체납액 징수를 위해 가평군에 사는 상습체납자 A씨의 자택을 방문했다. A씨 집 앞에 주차된 외제차 한 대가 눈에 띄었고, 운전대 앞에는 A씨 아내의 명함이 놓여 있었다.

광역체납팀은 연락을 통해 A씨 부부와 연락이 닿았고 개문을 요청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차 열쇠가 없다며 개문을 거부했고, 1시간 정도의 승강이 끝에 결국 문을 열었다. 체납팀이 차량을 수색하던 중 트렁크에서 금반지, 금팔찌 등 각종 귀금속이 들어 있는 보자기를 발견했다.

A씨가 가택수색을 예상하고, 트렁크에 숨겨 놓았던 것이다. 광역체납팀은 이들의 보석을 압류했고, 공매를 통해 9년 간 밀린 A씨의 체납액 2800만원을 징수했다.

위장 근저당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상습체납자 B씨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12건에 대한 지방세 1100만원을 체납했다.

B씨는 지인 C씨에게 2015년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토지 구입 자금 2억1,000만원을 빌려주는 명분으로 해당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납부할 능력이 있었음에도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지인에게는 돈을 빌려줬던 것이다.

이렇게 제3자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한 뒤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은 고액 체납자들이 종종 이용하는 재산은닉 수법이다. 일반적인 부동산의 경우 징수기관에서 압류 후에 공매를 진행할 수 있지만, 제3자의 부동산은 이같은 압류 처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근저당권은 압류가 가능해 C씨 명의의 부동산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될 때 체납자인 B씨에게 배분되는 배당금 중 체납세금을 우선 징수할 수 있다.

체납자의 은행 대여금고 강제개봉을 통해 징수한 사례도 있었다. 대여금고란  화폐, 유가증권, 귀금속 등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빌려 쓰는 고객전용 소형금고다.

광역체납팀은 5년 간 1300만원을 체납하고 있던 상습체납자 D씨가 서울 압구정동 소재 은행의 VIP실에 설치된 대여금고를 가지고 있는 것을 포착해 해당 은행의 협조를 얻어 강제개봉을 통해 1만 엔짜리 지폐 100장과 수 천만 원의 보석을 압류했다.

이의환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경기도 광역체납팀은 공정한 세상에 역행하는 꼼수 상습체납자에 대해 보다 강력한 징수 활동을 펼쳐,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조화를 이루는 공정한 세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광역체납팀은 작년 민선7기 조직증원을 바탕으로 시·군 협업을 강화해 고액체납자 1만213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가택수색, 금융재산 압류 등을 통해 4308명으로부터 총 1014억원을 징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