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유증 파장 ‘확산일로’…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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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유증 파장 ‘확산일로’…득과 실은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0.09.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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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이틀 새 30%↓, 소액주주 소송 준비
자본금 유입으로 관리종목 지정위기 탈피
주주달래기, 경영권 불안은 풀어야할 과제

[프레스나인] 헬릭스미스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소식에 연일 곤두박질쳤다. 주주마저 잇따른 자금조달에 반기를 들고 나서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헬릭스미스 주가는 17일 281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역효과로 21일 종가 기준 이틀 만에 30%(5만2200원→3만6900원) 하락했다. 예정 발행가가 3만8150원이지만 이미 현 주가를 웃돈다.
 
지난해 8월 1500억원 유상증자와 2018년 1000억원의 2회차 전환사채(CB), 올해 2월 발행한 3회차 CB 800억원을 더 하면 2년 새 끌어 모은 자금만 6000억원이 넘는 셈이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유상증자 이후 향후 2년 간 추가 유증은 없을 것이라 공헌한 바 있다. 예상치 못한 이번 결정에 주주들 충격은 더 컸다. 현재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 상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릭스미스가 1년 만에 유상증자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채무상환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VM202’의 임상 3-1상 실패로 주가가 급락한 후 회복되지 않자 2회차 CB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을 요구했다.
 
계약조건 상 내년 3월 이후에나 풋옵션 행사가 가능했지만 사채권자와의 합의에 따라 조기상환을 결정했다. 결국 올해 2월 3회차 CB 발행을 통해 550억원을 차환했다. 잔여물량 300억원도 전환가액(12만9513원)과 괴리로 조만간 풋옵션이 행사돼 부채로 떠안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금 중 700억원도 산업은행(400억원)과 우리은행(300억원) 장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채무상환이 이뤄질 경우 차입금은 1800억원에서 1100억원을 낮아진다. 3회차 CB 풋옵션도 내년 6월 이후에나 가능해 시간적으로 넉넉한 상황이다. 전환가액도 두 차례 리픽싱으로 4만9946원으로 낮아져 주가추이에 따라 주식전환이 가능하다.
 
이번 유상증자로 관리종목 지정위기 상황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 자기자본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하 사업손실)이 있는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헬릭스미스의 지난해 사업손실은 약 1082억원으로, 자본총계 약 1991억원 대비 약 54.36%로 50%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반기기준 사업손실은 505억원으로 하반기 투입될 연구비를 고려할 경우 올해도 50%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자본금 유입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는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단, 이번 유증으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의 경영권은 더욱 불안해졌다. 이미 이번 유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최대주주의 지분희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주발행으로 김 대표의 지분율은 현 6.05%에서 4.73%까지 떨어진다. 김홍근씨도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율 역시 3.77%에서 2.95%로 낮아진다. 김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12.14%→9.48%로 쪼그라들게 된다. 향후 3회차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김 대표의 지분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년 전부터 구상해오던 ‘바이오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엔젠시스(VM202)의 개발 과정을 통해 기초과학에서부터 상용화 개발, 임상, 품질관리와 품질보증 등 각종 특허와 노하우 등 신약 개발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구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이를 활용해 고부가 사업을 도모하여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고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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