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인수 노터스, 적대적 M&A 대비 '황금낙하산' 도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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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인수 노터스, 적대적 M&A 대비 '황금낙하산' 도입 이유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2.03.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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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오너와 지분율 격차↓…경영권 분쟁 미연 방지 목적

[프레스나인] 에이치엘비가 인수한 노터스가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고도 적대적 M&A 방어를 목적으로 '황금낙하산' 조항을 도입해 관심이 모아진다. 노터스의 지분 일부를 매각한 기존 오너와 에이치엘비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터스는 30일 열리는 제1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승인 및 이익잉여금처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정관 변경 안건에는 '황금낙하산' 조항 신설이 포함됐다. '황금낙하산'이란 적대적 M&A로 인해 경영진이 비자발적으로 해임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거액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노터스는 구체적으로 정관 제39조(이사의 보수와 퇴직금)에서 "이사가 임기 중 적대적 기업인수 및 합병 등으로 인하여 해임될 경우에는 통상적인 퇴직금 이외에 퇴직 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 50억원을, 이사에게 30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황금낙하산' 조항은 보통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기업들이 주로 도입한다. 인수합병 비용을 높여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노터스는 안정적인 경영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황금낙하산' 조항 도입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에이치엘비와 기존 오너 간에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황금낙하산' 조항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해 12월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총 962억원을 투자해 노터스를 인수했다. 노터스의 오너인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는 에이치엘비와 각각 구주 172만3200주(22.5%) 중 74만1200주, 163만7448주(21.4%) 중 66만4448주를 양도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총 양수도 금액은 562억원이다. 

오는 3월30일 잔금 납입 후 계약이 종결되면 에이치엘비는 지분율 18.4%(140만5648주)를 확보해 노터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12.8%, 12.7%로 하락한다.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는 구주 매각 대금 420억원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재투자했다. 

대규모 메자닌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도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한 배경이다. 노터스는 최대주주의 구주(140만5648주)를 넘기는 동시에 총 811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제1회차 CB는 546억원 규모, 제2회차 CB는 265억원 규모다. 보통주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제1회차가 159만9109주, 제2회차가 77만6124주다.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7월13일부터며, 사채만기일은 2025년 1월13일이다. 

제1회차 CB 투자자는 에이치엘비의 특수관계자인 노마드제2호조합(에이치엘비생명과학 18.5%)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1월 노마드제2호조합과 CB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159만9109주 가운데 47만9732주(30%)에 대한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제1회차 CB가 전량 보통주로 전환되면 에이치엘비의 지분율은 20.4%(140만5648주+47만9732주=188만5380주)가 된다. 노마드제2호조합의 지분율은 콜옵션 계약에 따라 12.1%(111만9377주)로 떨어진다.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8%, 7.2%로 하락해 에이치엘비와 지분 격차가 벌어진다.

여기에 제2회차 CB까지 전량 주식 전환되면 지분은 더욱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회차 CB투자자는 베카 신기술조합 제128호, 애플트리 투자조합, 로힐스투자조합이다. 그룹사인 HLB테라퓨틱스는 지난 2월16일부터 28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자회사인 노터스 주식 17만8500주(1.93%)를 매입한 바 있다.  

김도형(오른쪽)·정인성 노터스 공동대표가 201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터스
김도형(오른쪽)·정인성 노터스 공동대표가 201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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