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나인] 코로나 진정세에 따라 제약사들이 그 동안 보수적으로 운영하던 사내보유현금의 활용도를 다각화 중이다. 기존 단순금융상품 투자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영했던 것과 달리 최근 실물투자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 등에 예산집행을 늘려 나가고 있다.
본지가 국내 상장 제약사 103곳(바이오텍 제외)을 대상으로 1분기(별도) 투자활동현금흐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총 마이너스(-)2271억원으로 작년 동기 (-)1조3530억원 보다 1조1000억원 넘게 줄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금융자산과 유·무형자산의 취득 및 처분 등 일련의 투자활동으로 얼마의 현금이 유입됐고 유출됐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마이너스(-)는 투자활동으로 유출된 현금이 유입된 금액을 상회한단 뜻으로 증가는 곧 투자확대를 의미한다.
겉보기에 1분기 현금흐름의 (-)감소현상이 제약사들의 투자위축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유무형자산과 금융자산의 변동을 구분해 놓으면 해석은 달라진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중 자본적지출 항목인 유·무형자산 신규 취득액은 1조8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427억원) 보다 되레 2배가 늘었다. 금융투자 부문의 지출액이 줄어든 반면, 미래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줄 투자성 지출인 유·무형자산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영업으로 벌어드린 잉여현금을 그 동안 코로나 불확실성 대비차원에서 사실상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금융상품 형태로 곳간에 쟁여놓았다면 올해엔 자산운용 방식을 공격적 태세로 전환한 셈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2019년 (-)1조7673억원, 2020년 (-)4조0390억원, 2021년 (-)5조7196억원으로 함께 증가한 것과 맞물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도 2019년 6조4281억원에서 2020년 8조5678억원, 2021년 13조2502억원으로 코로나 전후로 급증해왔지만, 이번 1분기 처음으로 지난연말 대비 5%(6509억원) 감소했다.
플러스(+)를 유지해오던 재무활동현금흐름 역시 1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점도 눈에 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관련한 유·출입 경로를 표시한 것으로 외부로부터 자금유입 시 (+), 상환에 따른 현금이 유출되면 (-)로 표기한다.
지난해 대형바이오기업의 IPO와 자금조달 확대로 지난해 2조518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것과달리 1분기는 차입금, 사채 등을 통해 조달한 금액 보다 자기주식 매입과 부채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한 현금이 더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늘어만 가던 현금성자산이 1분기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을 보면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채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코로나 리스크에서 벗어나 예전과 같이 제약업계에 투자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