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 영업인력 180여명 감축…CSO전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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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제약, 영업인력 180여명 감축…CSO전환 본격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3.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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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적발 외주화 계기된듯…비용 절감·직고용 위험부담 차단 포석

[프레스나인] 경동제약이 자체 영업인력을 절반 이상 축소해 영업 아웃소싱 체제로 전환시켰다. 인건비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본사가 리베이트에 연루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올 상반기 영업조직을 CSO(영업대행)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영업인력 총 250여명 가운데 180여명을 감축했다. 

CSO는 의약품 마케팅과 영업을 위탁받아 대행하는 외주업체를 말한다. 본인 의사에 따라 기존 영업사원의 절반 이상은 퇴사한 후 지점장급 중심으로 설립한 별도 CSO로 흡수 이직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동제약은 전직원이 설립한 CSO와 계약을 체결해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일부 퇴사 인력을 제외하고 CSO로 이직을 희망하지 않는 영업인력 70여명은 경동제약 영업부 소속으로 남아 있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론 잔여 영업인력의 자연감소를 통해 CSO로 전면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1800억원이 넘는 중견제약사가 내부 통제력이 떨어지고 마진 관리 및 영업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영업 아웃소싱 강화를 택해 업계 비상한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강한 내부 영업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기업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CSO 전환이 외형과 수익 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경쟁사 제품으로 거래처(병의원)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CSO는 특정 제약사 영업에만 제한되지 않는 일종의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경동제약의 제품만 영업대행하지 않고, 다른 제약사의 제품도 취급할 수 있다.  

중소제약사들의 매출 확대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인해 과거 30~40%에 달하던 CSO의 판매 수수료율도 최근 50~60%까지 급상승해 부담이 가중되는 추세다. 저가 수수료율은 판매 촉진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고가 수수료율은 처방액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내줘야 하기 때문에 위탁사의 마진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영업 아웃소싱 강화는 외부 의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이런 실익을 모를 리 없는 경동제약이 CSO를 강행한 것은 리베이트 적발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병의원에 약 12억원 규모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경동제약에 과징금 2.4억원 처분을 내렸다. 리베이트 처벌이 강화되는 가운데 영업인력 직고용에 따른 내부자 고발 등 본사의 잠재적인 위험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경동제약의 전체 인력은 588명에 달한다. 1인 평균 급여액은 6305만9491원이다. 연간 급여 총액은 370억원이다. CSO 영업 전환에 따라 인건비, 일비, 교통비, 영업 인센티브 등 판관비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아니다. 영업사원의 자율적 결정에 의해 CSO로 전환했다"며 "두가지 안을 제시해 더 나은 방향으로 선택사항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동제약 사옥 전경. 사진/경동제약
경동제약 사옥 전경. 사진/경동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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