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캐시백으로 '최초년도 연회비 비면제' 표준약관 무력화 지적
업계 "연회비 이벤트 과당경쟁 자극할 수도 "

[프레스나인] 하나카드가 올해 들어 연회비 100% 캐시백 등의 조건으로 신규 회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과당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연회비의 100%까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긴 하지만, 초년도 연회비까지 면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이달 9일부터 오는 7월8일까지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연회비 100% 캐시백 행사를 진행 중이다.
연회비 100% 캐시백을 받기 위해서는 카드 모집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카드 홈페이지(PC, 모바일), 하나머니, 원큐페이 앱에서 트래블로그 신용카드 발급을 신청해야 한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회비 '10%룰'을 우회하기 위한 방법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 회원을 모집할 때 연회비의 10%를 넘는 선물이나 할인 혜택을 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웹페이지 등을 이용해 스스로 신용카드회원이 되는 경우에는 연회비의 100%까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됐다.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는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더해 지난 4일 출시된 최신 신용카드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해외 가맹점이용수수료 무료,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이 호응을 받으면서 출시 10개월만에 가입자 9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는 체크카드의 혜택에 더해 항공/면세점/여행 이용시 3%의 하나머니 적립혜택을 제공한다. 여행을 즐기는 고객이라면 혜택을 활용하기 좋은 셈이다. 여기에 연 2만원의 연회비를 캐시백받을 수 있어 고객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신용카드 출시 기념 연회비 이벤트 외에도 원더카드,내맘대로 쁨카드, 모두의 건강, CLUB SK, My Trip 1Q Global VIVA 등의 신용카드를 홈페이지나 원큐페이 앱을 통해 신규발급받을 경우 연회비를 면제하는 '설렘 가득한 연회비 100% 혜택'을 5월 한달 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부터는 '오윈 신용카드' 신규 발행시에 연회비 2만원을 캐시백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신용카드의 연회비 면제는 과거 마케팅에 적극 활용됐다. 그렇지만 카드사 간 과당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최초년도 연회비는 의무적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이를 반영해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도 "최초년도 연회비는 면제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최초년도 연회비의 경우에도 다른 법령에서 연회비를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한 경우와 갱신발급시 연회비 면제조건 충족시에는 최초년도 연회비 면제가 가능하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신용카드 연회비 100% 캐시백은 연회비 2만원을 부과한 후 이를 돌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최초년도 연회비를 부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2018년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와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방안'에 담겼던 과도한 경제적 이익제공 제한의 취지와는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이벤트를 통해서든 조건 충족이든 간에 연회비를 100% 환급해준다면, 최초년도 연회비 부과 원칙이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제휴 할인 등의 혜택은 제공하고 있지만, 연회비 마케팅은 과거 금융당국이 제시했던 '최초년도 연회비는 부과한다'는 원칙과 상충할 수 있어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면서 "연회비 캐시백 혜택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을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