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김남호 회장 지배력 과거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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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김남호 회장 지배력 과거 회귀?
  • 김현동 기자
  • 승인 2023.05.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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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회장, DB김준기재단 보유 DB 지분 매입해 지배력 회복
김정남 부회장, DB손보 지분 추가매입…김준기 창업회장·DB김준기재단과 합산시 최대주주 지위 행사 가능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각사 분기보고서)
(각사 분기보고서)

[프레스나인] DB그룹 김남호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 지주회사 격인 DB의 1대주주로서의 지위가 약해졌고, 핵심 자회사인 DB손해보험의 지배력에서도 김정남 부회장의 지분이 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대신 김준기 창업회장의 입김이 다시금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남 DB그룹 보험그룹장은 이달 들어 DB손보 보통주를 3만주 추가 매입해 보유 지분을 10만3000주로 늘렸다. 김정남 부회장은 지난 3월23일 DB손보 등기임원에서 물러나 DB손보 최대주주인 김남호 회장의 특수관계인에서 해소됐다.

특수관계인에서 물러난 계열사 임원은 통상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김정남 부회장이 DB손보 지분을 늘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김정남 부회장의 DB손보 지분 매입은 김준기 전 회장의 뜻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김정남 부회장은 김준기 전 회장의 오랜 지인으로 김준기 창업회장과 함께 DB그룹을 이끈 주역이다.

현재 DB손보의 지분 구성을 보면 김남호 회장이 9.01%로 최대주주이다.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주원씨가 각각 5.94%, 3.15%의 지분으로 지분율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김정남 부회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특수관계인으로 0.10%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김정남 부회장의 추가 지분 매입으로 김준기 창업회장과 지분을 더하면서 지분율이 6.1%로 높아진다. 여기에 DB김준기문화재단의 지분(5.89%)까지 더하면 지분율이 11.1%로 김남호 회장을 넘어선다. 임원 선임과 계열사 간 합병 등에서 김준기 창업 회장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DB손보 측은 "김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보험그룹장으로서 후임 대표이사인 정종표 사장의 책임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지난해 12월28일 DB김준기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던 DB 의결권 지분 864만4280주 전량을 매입했다. 김준기 창업회장이 DB김준기재단의 의결권 지분을 취득하면서 김남호 회장의 지분(16.83%)과의 지분율 격차는 0.92%포인트에 불과하다. 사실상 김남호 회장 단독으로 DB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김남호 회장이 19세이던 1994년부터 증여를 통해 옛 동부화재(현 DB손보) 지분 상속작업을 시작했다. 1994년 시작된 동부화재 지분 상속작업은 2002년 완료됐다. 1999년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는 김준기(지분율 19.08%), 김남호(14.64%), 김주원(5.63%)였는데 2002년 3월말에는 김준기(15.41%), 김남호(11.80%), 김주원(3.11%)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2002년 11월14일에는 김남호 회장이 14.06%의 지분율로 김준기 창업회장의 지분율(12.06%)를 뛰어넘어 최대주주로 올랐다. 당시 김준기 창업회장은 재단법인에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동부화재 지분을 출연했다. 현재 DB김준기문화재단의 DB손보 지분이 사실상 김준기 창업회장의 통제력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남 부회장의 지분 추가 매입이 김준기 창업회장의 뜻이라고 한다면, 20년 이뤄졌던 지분 승계 작업이 되돌려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준기 창업회장의 DB 지분 추가 매입 역시 동부화재 지분 상속과 마찬가지로 과거 상속작업을 되돌리는 것과 유사하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2007년 11월 동부CNI(현 DB) 지분을 김남호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동부CNI의 최대주주에서 물러났었다. 그룹의 최대주주 지위 이전 이후 10년 넘게 지난 시점에서 김준기 창업회장은 김남호 회장의 지배주주로서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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