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25% 증가' 카드사들의 속사정...1등 공신 카드론發 연체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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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25% 증가' 카드사들의 속사정...1등 공신 카드론發 연체율 상승
  • 박수영 기자
  • 승인 2024.07.3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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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대 고금리 대출 상품 '카드론' 연체율 높여
하나카드 연체율 1.83%에 달해..우리·신한·KB국민 순
KB국민카드, 판매관리비 전년 대비 4.3% 감소

[프레스나인] 4대 금융지주 카드 계열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는 조달금리 상승, 대손비용 증가 등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실적을 거뒀다. 카드론 등 고수익 대출상품 확대에 집중하고, 판매관리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 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357억원으로 전년 동기(6644억원) 대비 25.8%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순이익이 ▲하나카드 60.7%(726억원→1166억원) ▲국민카드 32.6%(1929억원→2557억원) ▲신한카드 19.8%(3614억원→3794억원) ▲우리카드 2.4%(820억원→840억원) 등 일제히 상승했다.

업계는 대출부문의 취급 규모를 늘린 것이 순이익 성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 19% 금리에 달하는 고수익 상품인 카드론의 취급액이 대폭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대 금융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6월 말 기준 27조1718억원으로 1년 전(26조0397억원)보다 4.3% 불어났다.

카드론은 14~19%대 고금리 대출 상품으로 수익성이 우수하지만,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카드론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 찾는 급전창구로 별도의 심사 없이 36개월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드론 잔액 증가로 수익이 개선된 것에 우려하고 있다. 카드론 이용자는 대부분 다중채무자인데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에서 상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면 연체율이 함께 오르고, 연체율이 오르면 대손비용 부담도 늘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카드론 상품 영업이 당장 실적을 높이는 데는 좋지만 연체율이 높아지면 재무건전성에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평했다.

실제 4대 금융 카드사의 연체율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띠고 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하나카드 1.83%, 우리카드 1.73%, 신한카드 1.44%, KB국민카드 1.29%이다. 일부 카드사는 전분기 대비 연체율을 낮춘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올 상반기 기준 대손충당금전입액도 1조2662억원으로 전년(1조1377억원)보다 11.3% 늘어난 규모다. 

카드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잔액 증가로 인한 연체율 증가는 업권 전반적인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악화에 따른 취약차주 중심의 연체증가 영향”이라며 “대출 규모와 연체율은 관리 가능한 범위로, 손실 흡수 능력은 충분하며 업권의 리스크 관리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비용 효율화도 카드사의 호실적에 한 몫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조달비용이 증가했으나 국내 및 해외 취급액 증가, 연회비 수익 증가 및 모집·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추진해온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 창출 능력이 강화됐다"고 부연했다.

살제 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2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마케팅, 모집 등 영업 관련 전반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판매관리비는 각각 4.2%, 10.9%씩 늘었지만 영업수익 증가율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자료/각사 실적발표
자료/각사 실적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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