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성쇠의 키 업비트 리스크
[프레스나인]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증시 상장을 통해 시가총액 '5조원'에 도전한다. 하지만 은행 본업에 대한 부실한 기초체력, 내부통제 등을 고려했을 때 흥행 여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여기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리스크로 떠올라 케이뱅크의 몸값에 대한 고평가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케이뱅크는 내달 10일부터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진행한 후 30일 데뷔전을 치를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는 9500원~1만20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3조9500억원에서 최대 5조원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IPO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여신과 수신 모두 외형을 크게 확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여신 잔액은 올해 상반기 15조6747억원까지 불어났고, 순이자이익(2642억4500만원)은 전년 동기 대비 26.02%(515억6000만원)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한 데는 주택담보대출 역할이 컸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전체 여신 가운데 45.66%(7조1574억원)가 주담대였다. 특히, 올 1분기 케이뱅크의 전체 신규 아파트담보대출의 67%가 대환대출이었다. 최근 정부가 주담대 축소 정책을 펼치고 있어 케이뱅크에 빨간불이 들어섰다.
또한, 케이뱅크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한 상황이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올해 상반기 21조8530억원으로 상승해 2년새 2배 가까이 불었다. 이 가운데 케이뱅크의 업비트 고객 예금 비중은 전체 수신잔액의 16.9%(3조6816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수수료 수익(242억원) 중 36.0%(87억원)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 수익에서 나왔다.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시세 변동으로 업비트 고객들이 예치금을 빼면 케이뱅크의 수수료 수익과 예금 잔액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케이뱅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업비트 제휴와 관련한 위험이 다수 언급되고 있다.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업비트 예치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상승하면 예치금 운용 손익도 줄어든다.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 3사 가운데 내부통제가 가장 부실한 점도 변수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지난해 이후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지적 사항은 69건에 달한다. 이는 카카오·토스뱅크 평균(9건) 대비 7.6배나 많은 수치다.
이밖에도 인터넷은행 IPO 선례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도 악재다. 2021년 8월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장 첫날 6만980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2000원선으로 곤두박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