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1333,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급 잠재력"…760억원 잔여 마일스톤·상업화 로열티 수익 기대감
[프레스나인] 네덜란드계 글로벌 바이오기업이 약 950억원을 투입해 영진약품의 'KL1333' 권리 인수를 추진한다. KL1333이 글로벌 임상에서 성공하면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는 등 블록버스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희귀질환 전문 생명공학기업 파밍 그룹(Pharming Group NV)의 100% 자회사인 파밍 테크놀로지스(Pharming Technologies B.V.)는 KL1333을 개발하고 있는 앱리바(Abliva)의 모든 주식을 인수할 계획이다.
앱리바는 스톡홀름 증권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파밍은 주당 0.45크로나로 앱리바의 총 발행 주식 16억1200만주의 인수를 제안했다. 제안가인 0.45크로나는 13일 종가 또는 최근 30거래일 평균가격인 0.14크로나 대비 227%, 90거래일 평균가역 대비 175% 각각 높은 금액이다.
Hadean Ventures(HVentures Capital I AB 및 Hadean Capital), Oslo Pensjonsforsikring AS 및 IP Group Plc가 앱리바의 주식 49.82%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주요 주주들은 파밍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 수락했다. 다만 총 발행주식의 90%를 인수하는 조건부 M&A 계약이어서 나머지 40%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파밍이 앱리바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KL1333의 파이프라인 가치 때문이다. KL1333은 영진약품이 지난 2017년 앱리바에 기술이전한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 후보물질이다.
앱리바는 180명 대상 글로벌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7월 발표한 40명 대상 중간결과에서 안전성과 무용성 평가를 통과했다. 하반기부터 최종 환자 모집에 착수해 2025년 연내 임상 완료가 목표다.
KL1333이 타깃으로 하는 환자 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약 4만명에 달한다. 앱리바는 보통 희귀의약품의 높은 가격을 감안하면 연간 1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밍은 KL1333 상업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즈멘 드 브리스(Sijmen de Vries) 파밍 대표이사는 "2024년 7월 긍정적인 중간분석 결과를 달성해 KL1333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KL1333은 미국에서만 블록버스터급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파밍의 미래 성장 궤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앱리바의 독립적인 이사회와 주요 주주들이 KL1333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파밍의 전문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만장일치로 이 거래를 지지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진약품와 앱리바의 계약규모는 5700만달러(817억원)다. 영진약품은 현재까지 총 400만달러를 수령했으며, 상업화까지 성공하면 5300만달러(약 760억원)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상업화될 경우 판매 금액에 따른 별도의 세일즈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한다. KL1333은 미국에서 패스트트랙,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희귀의약품으로 각각 지정받았다.
파밍은 희귀질환 전문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미국, 유럽 등 30개국에 진출해 있다. 2023년 3월 FDA로부터 허가받은 12세 이상 소아 및 성인에서 활성화 포스포이노시타이드 3 키나아제 델타 증후군(APDS)에 대한 치료제 '조엔자(Joenja, 성분명 레니올리시브)'가 대표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