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Blueprint][셀트리온]미국서 첫 로비 나서, ‘트럼프 시대’ 대응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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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Blueprint][셀트리온]미국서 첫 로비 나서, ‘트럼프 시대’ 대응 골몰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5.03.0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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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로비스트 등록...‘FDA와 바이오시밀러 관련 쟁점’ 다뤄
트럼프 당선으로 바이오산업 변수 증가, 글로벌 경쟁에 의약품 관세 문제까지
현지 의약품 생산시설 확보 추진...“올해 상반기 중 투자 결정 마무리”

[프레스나인]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본격적인 로비(lobby) 활동을 준비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대관 전략을 강화하며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 입지를 지키려는 모습이다.

미국 상원·하원 등의 공개 로비 정보(Lobbying Disclosure)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지 로비업체 블루버드(BlueBird Strategies)가 셀트리온 미국법인(​Celltrion USA, Inc.)의 로비스트로 신규 등록됐다.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로비스트를 고용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로비는 이익집단이 특정 목적을 위해 법안이나 정책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에서 로비는 합법적으로 이뤄지며 로비 주체(client)와 로비스트, 사용 금액 등 관련 정보가 분기별 또는 연간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셀트리온의 로비를 맡는 블루버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쟁점(Issues related to FDA and biosimilars)을 주로 다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비스트 등록 후 지난해 말까지는 로비 금액을 지출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하는 등 미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약품 관세에 대해 25%나 그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처럼 미국사업 비중이 큰 업체들에는 향후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3조5573억원을 달성했다. 북미에서만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회사는 인플릭시맙(infliximab)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 ‘짐펜트라’를 비롯한 신규 제품들의 매출을 더욱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확정되면 의약품 가격 경쟁력이나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힐 공산이 크다.

다행히 아직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 또 올해는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셀트리온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판매 예정인 회사 제품에 대해 1월 말 기준 약 9개월 분의 재고 이전을 완료했다. 일부 조기 소진이 예상되는 제품은 미국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를 통해 이미 반입된 원료의약품(DS)을 기반으로 완제의약품(DP) 생산이 가능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관세 정책이 실행되고 장기화할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현지 완제의약품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아예 원료의약품 생산시설도 현지에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작년부터 구체적 검토를 진행해 온 미국 현지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확보도 올해 상반기 중 투자 결정을 마무리해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호무역 리스크 대책을 빠르게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고 현지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로비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만약 셀트리온이 현지 생산시설 조성에 나설 경우, 정부 차원의 보조금 등 지원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자 그대로 ‘FDA와 바이오시밀러 관련 쟁점’에서도 로비활동의 귀추가 주목된다. FDA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의약품의 상호교환성(interchangeable)을 입증해야 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로비가 이같은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법인의 로비활동 배경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셀트리온 미국법인의 로비스트 등록 정보(아래). 자료/미국 상원
셀트리온 미국법인이 2024년 4분기 현지 로비스트를 등록했다. 자료/미국 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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