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추락, 현대차 날았다… 머스크 자충수에 EV 판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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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추락, 현대차 날았다… 머스크 자충수에 EV 판도 요동
  • 나한익 기자
  • 승인 2025.04.1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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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나인] 한때 ‘전기차의 제왕’이라 불리던 테슬라가 2025년 1분기 미국 캘리포니아 시장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1%나 감소했고, EV 시장 점유율은 55.5%에서 43%로 1년 새 12.5%포인트나 빠졌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35%의 전기차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이른바 '테슬라 쇼크'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아이오닉 5는 캘리포니아 EV 판매 순위 4위에 올랐고, BMW와 포드 EV 모델들을 앞질렀다.  

이처럼 판도가 뒤바뀐 것은 단순한 시장 경쟁력의 변화라기보다, 일론 머스크의 연이은 자충수가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린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최근까지도 SNS에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며 논란의 중심에 섰고, 급격한 가격 변동과 품질 논란은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를 잠식시켰다. 특히 사이버트럭 출시 이후 고급화와 대중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전통적인 테슬라 지지층마저 이탈하면서 판매 부진이 가시화됐다. 

테슬라의 판매 감소는 단지 한 기업의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전체 친환경 차량 시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22%에서 올해 1분기 20.8%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2026년까지 친환경차 점유율을 35%로 끌어올리겠다는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의 목표 달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와 함께 쉐보레, 혼다, 토요타 등은 기민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아우디, 메르세데스, 렉서스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캘리포니아 전체 자동차 시장은 같은 기간 8.3% 성장해 총 463,114대가 등록되었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17.9% 점유율을 기록하며 EV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브랜드 전체로는 토요타가 76,625대로 1위를 차지했고, 혼다가 10.8% 점유율로 2위, 테슬라는 9.1%로 3위까지 밀려났다. 

한때 절대적이던 브랜드 충성도는 이제 무의미해졌고, 소비자들은 실용성과 신뢰를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이제 캘리포니아 소비자들은 더 이상 테슬라에 환상을 갖지 않는다”는 시장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1분기는 전기차 시장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다. 머스크가 스스로 무너진 자리를 현대차가 채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도 변화는 단순한 실적 게임을 넘어, 전기차 시장 전반의 가치관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자료/CA
캘리포니아 '25년 1분기 모델별 판매대수. 자료/CNC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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