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line Review][한미약품]까다로운 KRAS 변이들 한 번에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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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eline Review][한미약품]까다로운 KRAS 변이들 한 번에 공략
  • 임한솔 기자
  • 승인 2025.06.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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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S 변이 암종 대상 HM101207, 연내 독성시험 진입
암세포 성장 신호 억제 기전…변이 종류 무관하게 효과 기대

[프레스나인] 최근 KRAS 변이가 차세대 항암제 개발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KRAS는 세포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KRAS 변이는 KRAS G12C, G12D, G12V 등 여러 하위 변이로 갈라진다. 현재 G12C 변이 이외에는 신약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 여러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이 KRAS 변이 공략에 도전하는 중이다.

한미약품도 KRAS 변이 암종을 대상으로 하는 후보물질, HM101207을 개발 목록에 올려뒀다. HM101207은 정확하게는 KRAS 자체가 아닌, KRAS를 조절하는 단백질 SOS1을 타깃한다. 이를 통해 여러 KRAS 변이 암종에 한꺼번에 치료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는 외부에서 감지된 성장 신호를 내부의 핵에 전달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거친다. 먼저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등 표면의 단백질 수용체(RTK)가 성장 신호를 감지해 SOS1에 전달한다. 그러면 SOS1은 비활성화 상태인 KRAS를 활성화 상태로 전환한다. 활성화한 KRAS는 하위 단계의 성장 신호 전달을 ‘스위치 온’ 한다. 이후 여러 키나아제를 거쳐 성장 신호가 전달되고, 마지막으로 신호를 받은 세포외 신호조절 키나아제(ERK)가 세포 성장과 분열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

이런 신호 전달은 거꾸로도 진행될 수 있다. 정상적인 세포는 성장이 충분하게 이뤄졌을 경우 ‘음성 피드백(negative feedback)’을 통해 성장 신호를 조절한다. ERK로부터 반대로 SOS1이나 RTK를 억제하기 위한 피드백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암세포의 경우 이런 음성 피드백 구조가 망가져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앞서 KRAS 변이 암종 치료제로 허가된 아다그라십(adagrasib), 트라메티닙(trametinib)은 이런 세포 성장 신호 전달 경로의 일부를 타깃한다. 아다그라십은 KRAS G12C를, 트라메티닙은 하위 키나아제 중 하나인 MEK를 억제한다. 성장 신호를 중간에서 차단해 암세포가 더 증식하지 못하게 막는 것.

그러나 두 가지 기전 모두 약점이 있다. MEK 차단의 경우 암세포가 약해진 신호를 보강하기 위해 SOS1이나 RTK의 활동을 키우려는 피드백을 보낼 수 있다. 이때 KRAS가 다시 활성화하면서 약효가 떨어질 여지가 생긴다. 한편 KRAS G12C 억제제는 KRAS의 특정 변이에만 작용해 치료 범위가 좁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한미약품 HM101207는 신호 전달 체계의 최상단인 SOS1을 억제함으로써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SOS1이 억제될 경우, 암세포가 KRAS를 재활성화하기 위한 피드백을 보내도 KRAS는 ‘스위치 오프’ 상태를 유지한다. 어떤 KRAS 변이가 있든 세포 성장 신호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HM101207이 KRAS 변이 종류나 암종에 관계없이 높은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범 KRAS(pan-KRAS) 저해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HM101207의 인간 임상을 준비하기 위한 독성시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OS1 억제제 HM101207의 작용 기전. 사진/한미약품
SOS1 억제제 HM101207의 작용 기전. 사진/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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