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서 AI 활용해 외연 확장해야” 강조
[프레스나인] SK그룹이 울산에 국내 최초의 하이퍼스케일 AI데이터센터(AI DC)를 설립하며, ‘AI 중심’의 사업 대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도체, 에너지, 통신 등 기존 핵심 역량과 AI를 결합해 ‘제4의 퀀텀 점프’를 추진하는 청사진이다.
이번 행보는 1953년 섬유업을 시작으로, 1980년 석유화학, 1994년 이동통신, 2012년 반도체로 이어진 도약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2024년은 AI·반도체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편한 원년으로, 이번 AI DC 착공은 그 ‘결실’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울산에 AWS와 협력한 국내 첫 하이퍼스케일 AI DC
지난 20일, SK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AI DC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첫 ‘하이퍼스케일’급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SK는 이 센터가 7만8천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 반도체 기술과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SK가스·SK멀티유틸리티의 전력 인프라 등 그룹 내 모든 역량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SK는 AI DC를 통해 AI 기반 제조,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 “AI는 지속가능한 생존의 문제”…그룹 역량 총동원
AI 중심 전략은 최태원 회장의 직접적인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SK AI 서밋’과 연말 CEO 세미나에서 그는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DC 구축·운영, AI 서비스까지 가능한 글로벌 희소 기업”이라며 “AI와 사업 모델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SK는 지난해 82조원의 대규모 AI·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후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우량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왔다. 이번 울산 AI DC는 SK가 그룹 차원의 체질 개선과 전략 전환을 통해 이룬 첫 번째 가시적 성과다.
◇AWS와의 전략적 동맹…AI DC, 안보자산으로도 부각
SK와 AWS는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 네트워크 운영, 반도체 공급망, 에너지 인프라 등 각 사의 강점을 접목해 AI·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한다.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가 SK를 APAC AI 허브의 파트너로 낙점한 것은, SK가 AI 인프라 전반에 걸쳐 보유한 ‘본원적 경쟁력’ 때문이라는 평가다.
AI DC는 막대한 자본과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국가 안보 자산으로도 주목받는다. 장기적 운영 기간과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글로벌 기업의 국내 투자는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을 인정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울산 제조 혁신 기지化…“AI 3대 강국 실현 기여할 것”
SK는 울산 AI DC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AI 인프라를 확충해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울산은 제조업 기반 도시로,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디지털 트윈 등 제조 혁신을 위한 최적지로 평가된다.
또한, AI DC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스타트업이 울산에 집결하고, 지역 대학·연구기관과의 산학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향후 ▲AI 에이전트 ▲로보틱스 ▲제조 AI ▲에너지 ▲AI 기반 바이오 등 전 계열사 경영활동에 AI를 접목시켜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의 AI DC 구축은 단순한 인프라 투자를 넘어, 그룹 전반의 디지털 역량 전환 및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이중 목표를 갖는다. 최태원 회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기업 생존의 필수 전략”이라며 “AI 도입을 통해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