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단독으로도 ORR 39%...단독요법 우선 검증 후 병용요법"
자체 PRMT5 억제제 SKL27969는 타사와 기전 달라...타 약물과 병용 가능성
[프레스나인] SK바이오팜이 신규 항암 물질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새 물질은 업계에서 병용요법으로 개발이 활발한 기전을 갖는다. 다만 SK바이오팜은 해당 물질이 단독요법으로도 충분한 항암 효과를 보이는 만큼 일단 단독요법을 연구한 뒤 병용요법으로도 발전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상반기 MAT2A 억제제에 관한 특허를 국제 출원했다.
MAT2A 억제제는 최근 PRMT5 억제제와 병용하는 사례가 많다. 한미약품은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MAT2A 억제제 HM100760과 PRMT5 억제제의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암젠과 비원(옛 베이진) 등 글로벌 기업들도 같은 방식의 치료법 개발에 뛰어든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기존에 PRMT5 억제제 SKL27969를 개발해둔 상태이기도 하다. 뇌종양 및 뇌전이암 공략을 목표로 개발된 SKL27969는 앞서 2022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사업 우선순위가 조정되며 임상이 중단됐다.
SKL27969와 신규 MAT2A 억제제를 병용할 수 있어 보이지만 내부 전략은 사뭇 다르다. MAT2A 억제제는 먼저 단독요법으로 개발하고 SKL27969는 다른 항암제와 병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개발 중인 MAT2A 저해제는 MTAP 결손 고형함을 대상으로 한 MTA-cooperative PRMT5 저해제들과 병용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2024년 AACR 학회를 통해서도 공개한 내용이지만, in vitro 실험 결과 교모세포종(GBM) 및 비소세포폐암(NSCLC) 암세포 모델에서 TA-cooperative PRMT5 저해제와 매우 높은 시너지가 있음을 입증했다"며 "MAT2A/PRMT5 억제제 병용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MAT2A 저해제 단독으로도 MTAP 결손 고형암에서 좋은 약효(ORR 39%)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약물 단독으로 우선 개발한 후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SKL27969는 PRMT5를 저해하는 작용 기전이 MTA-cooperative PRMT5 저해제와는 다르기 때문에 MAT2A 저해제보다 다른 항암제와 병용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MAT2A/PRMT5 억제제의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포 내의 메틸화(methylation) 과정을 알아야 한다. 메틸화란 DNA, RNA 또는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메틸기가 추가되는 것으로, 유전자 등 생체 분자의 발현과 활동에 필수적이다.
메틸기 전달에는 S-아데노실메티오닌(SAM)이라는 재료가 필요하다. 이 재료를 생산하는 효소가 MAT2A다. 그리고 다른 효소인 PRMT5가 SAM를 사용해 단백질에 메틸기를 붙이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과정은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의 성장과 분화에도 필수적이다.
이에 MAT2A와 PRMT5는 최근 암세포 사멸을 위한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기전의 타깃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합성치사란 두 개 이상의 유전자가 동시에 기능을 잃었을 때 세포 사멸이 일어나는 효과를 말한다.
MAT2A/PRMT5 억제제는 특히 MTAP(메틸티오아데노신 포스포릴라제) 유전자가 결손된 암종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MTA(메틸티오아데노신)는 PRMT5가 메틸기를 붙일 때마다 생성되는 부산물인데, 주로 효소 MTAP에 의해 SAM 생산에 재활용된다. 그런데 MTAP가 없는 암세포에서는 MTA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PRMT5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게 된다. 또 새로운 SAM 생성을 위해 전적으로 MAT2A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MAT2A를 직접 억제하고 PRMT5의 활동을 더욱 저해하는 기전의 효과가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