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용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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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용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상무
  • 성현희 기자
  • 승인 2009.08.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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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용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상무
지난해 영국계 글로벌 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종합증권사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을 설립해 화제가 됐다. 이어 지주사 설립 본인가를 받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를 지난 6월 30일 공식 출범시켰다. 외국계 은행이 국내에서 증권사를 만들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은 설립 때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때문일까. 이 회사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유용환 상무는 요즘 한창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장외파생상품 라이선스 인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어 관련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전에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쏟았었다.

또한 최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일반고객들을 상대로 리테일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회사와 SC제일은행의 소매금융 본부 등과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 중이다. 이에 맞춰 유 상무의 다음 임무가 주어졌다. 해당 시스템 전략을 구상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유 상무는 사업의 다각화를 통한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을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채권사업 중점의 IT 시스템 구성=현재 유 상무의 가장 큰 과제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룹 표준의 IT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의 시장 환경에 맞게 재구성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유 상무는 “회사 출범 후 스탠다드차타드 고유의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정책에 맞춰 IT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동시에 경쟁력 있고 고도화된 금융 솔루션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은 그룹 내 채권, 파생상품 등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우선적으로 초기에는 채권사업에 역점을 두고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은 기업금융 고객들에게 자본조달발행, M&A 자문, 채권발행 등의 금융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주식, 파생상품 등을 포함한 금융상품과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로 금융지주회사 체계 하에서 기업금융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 유 상무는 장외파생상품 등 신사업 분야에는 그룹의 업무 노하우가 축적된 솔루션들을 도입해 구축하고, 비경쟁요소의 업무분야에는 코스콤에 아웃소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는 지주사 간의 협업과 공조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SC제일은행의 IT 자원을 비롯한 지주사의 기존 인프라도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용절감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IT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그는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일부 직원들만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전사로 확대해 실시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주사 간 인프라 공유로 시너지 극대화=유 상무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에 입사하기 전까지 대우증권 CIO와 우리투자증권 신시스템구축센터장을 역임했다. 20여년 이상을 국내 증권사에서 IT 관련 시스템을 혁신시켜 왔다. 외국계 회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표준화’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과 국내 증권사의 다른 점이라고 소개했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모든 기업들은 그룹의 글로벌 IT전략과 표준화 정책에 따르고 있다. 올해 한국에 설립된 금융지주회사의 IT기본전략도 그룹의 전략을 근간으로 지주사 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를 발굴해 공유하고, 업무공조를 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 상무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에 와서 느낀 점은 효율적인 조직운용을 위해 개발과 운용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또 각 기능별로 글로벌 지원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그룹전체의 표준화된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채택한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전세계 75개 국가에 진출해 다양한 국적을 보유한 7만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IT 지원 조직 또한 런던, 인도, 싱가포르, 한국 등 전 세계에 걸쳐 산재돼 있으며, 수많은 나라에 지원업체들이 있다. 따라서 한 프로젝트가 개시되면 시스템 기능별로 다양한 나라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참여하고,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현지의 운영자들이 이를 이전받아 운용해야 한다.

유 상무는 “요즘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있고 이에 따른 IT 현지화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며 “향후 그 규모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는 단위 시스템의 기능별 표준화와 개발, 운용프로세스의 분리 등을 단계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시스템 마련=현재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IT 조직은 업무시스템 지원분야와 인프라스트럭처·운용분야, 보안관리분야로 이뤄져 있다. 초기 조직을 구성할 당시에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이라 관련 IT직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증권업에 대한 업무 이해도와 함께 IT 관련 기획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유 상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장외파생상품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운용단계에 접어드는 내년 초에는 인력 충원과 함께 업무분장도 일부 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추진되고 있는 리테일 사업이 보다 구체화되면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인력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지주사 체계에서 보다 효율적인 IT 조직과 인력 운용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상무는 부하직원들에게 IT부서도 영업, 마케팅과 같은 전략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IT 전문가적인 소양과 함께 담당 업무분야에서는 해당업무 직원의 경험과 소양에 버금갈 정도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조직의 경쟁력에 기여할 뿐 만 아니라 개인적인 경쟁력까지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유 상무는 “IT가 일선부서와 후선부서, 전략파트를 모두 원활히 지원해 주어 회사의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야만 IT 또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장외파생상품과 새로운 비즈니스들도 IT를 통해 회사의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진행되는 IT 프로젝트들이 좋은 사례로 평가 받아 그룹 전체에 재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유용환 상무는.

1984년 충남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1997년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원 정보산업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1986년부터 2007년까지 20년 넘게 대우증권에서 IT센터장, 최고정보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의 신시스템구축 센터장으로 지내다 지난해 11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CIO로 영입됐다. 2007년에 IMI 국제경영원 글로벌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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