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혁신과 글로벌 전략 분야에서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브도즈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8일 LG CNS가 개최한 ·엔트루 월드 2009‘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업들의 새로운 전략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이브도즈 교수가 제시한 전략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은 전략적 감수성, 집단적 몰입, 자원 유동성으로 구성된 전략적 민첩성을 갖추자는 것이다. 이것이 갖춰져야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은 이러한 전략적 민첩성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성장한 기업일수록 전략적 민첩성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이브도즈 교수는 성장한 기업들은 전략에 대한 시야가 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브도즈 교수는 “기업은 성장과 성숙 단계를 거치면서 기업 내부만 바라보게 돼 전략적 감수성이 둔화되고 리더십 통일성의 침식, 자원 유동성은 잠식돼 전략적 민첩성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면 전체적인 주변은 볼 수 없게 되고, 앞의 도로나 도로 옆만 보게 되는 이치와 동일하다고 비교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린, 식스시그마 등의 경영혁신 활동을 진행하더라도 그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던 원인이기도 하다. 이브도즈 교수는 “혁신을 하게 될 때 기존의 업무나 고객에 대한 부분만을 고려하기 때문”이라며 “전혀 새로운 부분은 항상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키아가 인터넷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해 통신사들과 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신사들은 모두 노키아의 신규 서비스 사업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서비스를 하게 될 경우 노키아 제품이 아닌 삼성전자 등의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통신업체들이 요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노키아는 자체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시키기 위해 자체 마케팅을 추진키로 했지만 그동안 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알려왔던 노키아 입장에서는 마케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노키아는 디바이스 개발에는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그것을 사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노하우는 전무했던 것이다.
노키아가 이처럼 핵심 비즈니스 외에 비핵심 영역에서는 약점을 갖게 된 원인으로는 무엇보다도 성공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몸집이 커지고, 이로 인해 전략적 민첩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이브도즈 교수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브도즈 교수는 전략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기업 내부의 임원이나 일부 소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보다 전략적 민첩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브도즈 교수는 P&G기업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P&G 기업은 치약 소비 증대를 위해 내부의 임원들이 모여 장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그에 대한 방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회의실에 커피를 건네 주는 한 여성 직원으로부터 치약의 튜브 입구를 좀 더 넓히면 되지 않느냐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바로 임원들이 모여 하루 종일 고민한 사항을 한 직원이 단 몇분만에 해결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기업의 CEO는 직원들에게 정확한 목표와 역할을 부여, 직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알게 해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같은 아이디어와 컨셉 등을 조직원간에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CEO 역할이며,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팀에 참여하는 개방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도 주문했다.
<이브 도즈 교수 프로필>
이브 도즈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27년간 인시아드 교수로 재직했다. 인시아드를 유럽 최고 경영대학원으로 만든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국제경영 분야 세계 최고학회로 세계 3300명의 학자들이 가입한 AIB(Academy of International Business)의 회장이기도 하다.
신혜권 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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