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사업이 본격화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해 정밀의료 구현을 지원한다. 정보화 역량이 부족한 1·2차 병원 선진화를 유도한다. 병원 클라우드 환경을 확산해 국내 의료정보화 산업 생태계 조성도 시도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P-HIS 사업자 선정을 이달 안 최종 마무리하고 개발에 착수한다. 고려대의료원 컨소시엄이 예비 사업자로 선정돼 최종 결과를 기다린다.

이 사업은 다양한 의료 정보를 통합·분석해 실시간 진료에 활용하는 HIS를 개발한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ICBM 기술을 접목한 첨단 시스템이다.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돼 정부, 민간이 총 28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의료정보화 사업으로 최대 규모다.

고려대의료원, 분당서울대병원이 각각 10여 개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 제안했다. 최근 고려대의료원, 연세의료원, 삼성서울병원, 가천대길병원, 아주대병원, 분당차병원 등 14개 병원이 뭉친 고려대의료원 컨소시엄이 예비 사업자로 선정됐다. 시스템 구축은 삼성SDS가 맡는다. 서류 보완 작업을 거쳐 조만간 최종 발표 한다.

사업 핵심은 병원시스템 HIS를 클라우드 환경에 구현하는 것이다. HIS는 전자의무기록(EMR)을 포함해 사무자동화(OA), 병원 경영, 환자 관리 등을 다루는 기반 시스템이다. 국제 표준을 적용한 클라우드 형태로 개발한다. 처방전달시스템(OCS), E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등 패키지로 구성된 것을 모듈화한다. 병원이 필요한 부분만 선택 구축 가능하다.

빅데이터, AI, 모바일 기능도 접목된다. 환자 의료정보를 포함해 유전체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위험 환자군을 특별 관리한다. 환자 맞춤형 치료법까지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추가한다. 아주대병원이 강점을 보인 공통데이터모델(CDM) 기술을 적용, 데이터 표준과 분석을 동시에 지원한다.

모바일 EMR 환경을 구현해 주요 진료 기능의 물리적 제약을 최소화한다. 규칙 기반 보험인정 시스템을 구현해 의료진이 환자 처방과 동시에 보험인정 여부를 확인한다. 보험청구 데이터는 진료 기록과 결합해 올바른 약 처방, 부작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잣대로 활용한다. 연세대의료원이 담당한다.

P-HIS 가장 큰 장점은 개방성이다. 도입 병원 규모, 업무 특성에 따라 원하는 시스템을 개별 도입한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 SaaS 등 원하는 환경도 선택 가능하다. 의료정보 산업 생태계 조성도 동시 추진한다. 참여 의료기관은 오픈 API 형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HIS에 접목한다.

고대안암병원 관계자는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개발해 병원이 패키지로 구축했던 불편을 줄이고, 비용 절감도 기대한다”며 “참여 의료기관이 정밀의료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 2020년부터 1·2차 병원 대상으로 보급·확산 사업을 추진한다. 의료정보 활용과 보안에 취약했던 중소병원 수준을 높인다.

중앙대 의료보안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150개 중소병원 중 의료정보보호 전담 직원을 보유한 병원은 2%에 불과하다. 의료정보 서비스 투자금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7.58%에 그친다.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의료 클라우드 확산 사업을 추진하면서 P-HIS를 전면에 내세운다. 장기적으로 국가 수출 모델로 확산, 세계 의료정보화 시장에 진출한다.

연세대의료원 관계자는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3차 의료기관보다는 1·2차 병원 대상 보급 사업을 펼친다”면서 “중소병원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우리나라 의료정보 활용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