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이상헌 고대안암병원 부원장 “4차 산업혁명 의료 생태계 구심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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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바이오]이상헌 고대안암병원 부원장 “4차 산업혁명 의료 생태계 구심점될 것”
  •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 기자
  • 승인 2017.11.0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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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생명공학 등을 접목해 첨단화에 속도를 낸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병원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다. 대기업과 손잡고 선제적 AI 시스템 도입, 국가전략프로젝트 수주,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 설립 등 협업·투자가 활발하다. 고대 안암병원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이상헌 부원장은 만나 원동력과 성과를 물었다.

이상헌 고대 안암병원 연구부원장
이상헌 고대 안암병원 연구부원장
이 부원장은 최근 움직임이 4차 산업혁명 트렌드를 쫓는 단기적 투자나 '보여 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고대 안암병원이 예전부터 설정했던 방향이 4차 산업혁명과 맞아 떨어지면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의료기기, 빅데이터, 정밀의학, 감염질환 대응이 우리 병원의 최우선 과제”라며 “각 분야를 4차 산업혁명 환경에 적합하게 고도화해 관련 생태계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안암병원은 연구중심 병원 중 유일하게 '의료기기' 분야 기관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를 결합한 의료기기 개발로 임상 적용은 물론 상업화 성공 사례가 다수다. 의료기술지주회사 산하 창업기업은 10곳, 대기 중인 곳도 5곳이다.

최근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 정밀의학과 감염질환 대응에 집중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주한 국가전략 프로젝트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과제'가 대표적이다. 총 28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ICBM 기술을 접목한 첨단 시스템이다. 임상, 유전체, 생활습관 정보를 한 플랫폼에 담아 정밀의료를 구현한다. 제각각인 병원정보시스템을 표준화해 빅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한다. 고대의료원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같은 국가전략프로젝트인 '맞춤형 암 치료제 개발 과제'도 고대의료원이 수행한다. 대규모 국책과제를 연이어 수주했다.

이 부원장은 “집행부와 교수진이 단순 환자 진료가 아닌 연구중심병원으로 방향성을 설정했고,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일찍 대응한 게 최근 성과 원동력”이라며 “단순히 국책과제를 수행한다는 의미를 넘어 여러 병원, 기업과 협업해 관련 생태계를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맞춤형 치료 구현도 최우선 미션이다. 5월 SK주식회사C&C와 AI 기반 항생제 선택 솔루션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AI가 최적 항생제를 제안한다. 내년 1월 시범 운영한다. 효과를 검증해 의료 현장에 적용한다.

5월 고려대의과대학에서 열린 AI 기반 항생제 선택 솔루션 공동 개발 착수식에서 고려대의료원, SK(주)C&C 관계자가 기념 촬영했다.
5월 고려대의과대학에서 열린 AI 기반 항생제 선택 솔루션 공동 개발 착수식에서 고려대의료원, SK(주)C&C 관계자가 기념 촬영했다.
환자 수요나 시장을 고려하면 암, 뇌혈관질환 등이 미래 가치가 더 높다. AI 접목 1순위로 '항생제'를 선택한 것은 돈보다 공공성과 같은 가치에 있다.

이 부원장은 “항생제 오남용 등으로 내성이 생기면서 슈퍼박테리아가 출현한다”며 “신규 항생제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오남용을 막는 게 가장 시급한데, AI가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으로 갈수록 감염내과 전문의가 부족한데, 이들에게 AI 시스템을 제공한다면 환자 안전은 물론 의료가 가진 공공성도 실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분석 프로그램을 개방할 예정이다. 원하는 병원은 자사 병원 시스템과 연동하거나 모듈형태로 추가·보완해 사용하면 된다. 라이선스 비용은 기존 절반 이하인 10%대로 고려한다.

홍릉 일대를 중심으로 '의료 4차 산업혁명' 생태계를 구축한다. 고대 안암병원은 KIST, 홍릉 바이오허브 등과 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이다. KIST가 가진 기초연구 성과를 고대 안암병원이 임상적으로 검증한다. 기업체가 모인 홍릉 바이오허브가 상업화, 창업을 지원한다. 기초과학-임상검증-상품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된다.

이 부원장은 “기초과학연구, 임상 접목, 창업까지 이어지는 의료 4차 산업혁명 생태계 마련이 시작됐다”면서 “협업 범위를 확장해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이 첨단화되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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