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동영상 영업' 강요 논란...폰검사까지 직원들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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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동영상 영업' 강요 논란...폰검사까지 직원들 '발끈'
  • 남두현 기자
  • 승인 2020.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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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에 디테일 동영상 찍어 거래처 전송 지시 "의사답변도 받아와라"

[프레스나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병원출입에 제약이 생긴 제약사들이 의사에게 디테일(제품설명) 동영상을 전송하는 영업활동을 강요해 직원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이같은 영업방식은 환자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의료현장 분위기를 고려하지 못한 전략이라고 직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특히 영상 전송 이후 하루 4~5건의 의사 답변을 요구하거나 전송확인 사실을 위해 핸드폰 검사까지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A제약사는 직원들이 직접 정장차림의 동영상을 찍어 원장에 보내고 답변을 받도록 지시하고 있다.

A제약사 직원은 “답변을 반드시 받아오라며 매일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의사와 회사 양쪽에서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소제약사인 B사 직원들도 동영상 디테일을 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B사는 영상을 올려 팀장, 사업부별  결재를 맡도록 하고 있다.

B사 직원은 “주 2회 영상을 찍어 전 거래처에 보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메시지를 전송했는지 핸드폰을 확인하기도 하는데, 영상 전송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액제제 중심 다국적제약사인 F사에서도 동영상 디테일은 업무를 위한 업무일 뿐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F사는 자체 업무평가를 위해 직원들에게 동영상 디테일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F사 직원은 "직원들 반발에 마케팅 부서에선 (아시아를 총괄하는) 해외지사에서 지시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에서 국내 A제약사를 좇아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영업 비중이 큰 국내 제약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영업 관리 전반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제약사 임원은 "많은 병원에서 제약사 직원 출입을 막고 있는데다 직원 감염시에는 회사에도 부담감이 크다"면서 "강제성과 핸드폰 검사여부 등은 다를지 몰라도, 상당히 많은 제약사들이 동영상 디테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화상으로 시작하는 교육이나 월례회의를 경험한 국내사들도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인력 관리방식 변화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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