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오너家, 주가급등이 달갑지만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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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오너家, 주가급등이 달갑지만 않은 이유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0.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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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친인척, 주가급등에 보유지분 차익실현
창업주 부인, 정도언 회장 형제 4만3000주 매도
정 회장과 정유석 부사장 21.3%, 3.8% 유지
주가상승 오히려 오너3세 승계발목…증여세 부담↑

[프레스나인] 일양약품 슈펙트가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임상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오너家 친인척들은 호재 틈을 타 차익실현에 나섰다.

일양약품 주가는 지난달 28일 러시아 정부로부터 슈펙트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은 이후 3만3000원에서 8일 8만원 가까이 뜀박질했다. 슈펙트는 일양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2년 1월 허가받은 백혈병 치료제이자 국산 18호 신약으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임상승인 소식에 주가가 상한가로 직행하자 오너家 친인척들은 보유지분을 잇따라 처분했다. 창업주 정형식 명예회장의 부인인 이영자 여사는 2018년 정 전 회장의 타계 당시 증여받은 1만4426주 전량을 지난 5일 장내매도했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 정영준씨와 4남 정재훈씨도 증여받았던 주식 중 1200주를 같은 날 장내매도했다.
 
장기간 일양약품 주식을 보유해 왔던 3남 정재형씨도 1만3200주를 2일과 5일에 걸쳐 매도했다. 10년 넘게 쥐고 있던 우선주 2만4000주도 2일과 3일에 모두 장내에 내다팔았다. 앞서 17일에도 1만주를 장내매도 하는 등 지분율은 0.54%→0.34%로 낮아졌다.
 
반면, 일양약품 최대주주이자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도언 회장과 그의 장남인 오너3세 정유석 부사장은 지분율 각각 21.34%, 3.83%를 그대로 유지했다. 정 부사장의 경우 지난달 21일 7000주를 추가로 장내매입했다. 친인척들의 주식매도에도 경영진이 지분율을 유지함에 따라 큰 동요 없이 주가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슈펙트 임상으로 일양약품이 오랜만에 큰 호재를 맞이했지만 한편으로 오너家 정도언 회장과 정유석 부사장 입장에선 지금의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일양약품은 정도언 회장 중심으로 확고한 경영체계가 갖춰있다. 하지만 고령에 접어드는 73세(1948년생)의 나이인데다 오너3세인 정유석(45) 부사장의 현재 지분율은 3.83%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경영승계 작업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단 계산이다.
 
정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정 부사장에게 증여를 해야 하지만 최근 주가급등이 결국 증여세 부담으로 이어지며 발목을 잡은 셈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 이전 주가가 3만원대 박스권을 유지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주가는 2~3배가 상승한 상황으로 50%의 증여세 고려하면 직접 증여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오너3세인 정유석 부사장의 지분율이 낮아 승계작업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정유석 부사장이 향후 수증에 따른 증여세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도언 회장
정도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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