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알츠하이머 3상 손상처리…대규모 적자 피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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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약품, 알츠하이머 3상 손상처리…대규모 적자 피한 이유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3.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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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DO-1603' 무형자산 전액 130억 손상차손…영업외손실 급증
공동개발 분담금 137억 영업외수익 인식…영업외손익 서로 '상쇄'

[프레스나인] 현대약품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3상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자산화했던 개발비를 전액 손상처리했다. 손상에 따라 대규모 기타비용이 발생했지만 공동개발 분담금이 유입돼 영업외손익을 서로 상쇄시키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적자를 피할 수 있었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약품(11월 결산)은 올 반기(2022년 12월1일~2023년 5월31일) 알츠하이머치료제 'BPDO-1603'의 무형자산 전액인 131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손상차손 처리를 했다는 것은 BPDO-1603 개발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미래 경제적 효익이 높은 것으로 판단해 임상 3상 단계인 BPDO-1603의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했다. 금융당국은 개량신약의 경우 3상 개시 단계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PDO-1603은 치매치료제 성분인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결합한 복합 개량신약으로 알츠하이머 중등에서 중증 환자를 타깃으로 국내 3상을 진행했다. 현대약품은 지난 5월 발표한 BPDO-1603의 3상 결과, 1차지표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자 미래 경제적 효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손상차손에 따라 무형자산은 기초 157억원에서 기말 3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개발비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상 기타비용으로 반영돼 순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현대약품은 BPDO-1603의 무형자산 손상차손 131억원을 기타영업외손실(기타비용)로 인식했다. 하지만 BPDO-1603의 공동개발계약으로 인한 분담금인 기타영업외수익 137억원이 발생하면서 손상차손을 상쇄하고도 기타영업외손익(5억원)을 개선시켰다.  

공동개발 분담금은 계약상 파트너사로부터 임상 진행에 따른 마일스톤 잔액을 일시 지급받은 것이다. 현대약품은 비용 절감 및 임상 실패 위험 부담 감소를 위해 파트너사와 BPDO-1603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약품이 임상을 주도하되 파트너사가 비용을 분담해 기술실시권 및 판권을 나누는 방식이다. 

현대약품은 공동개발을 통해 임상 실패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을 줄인 덕분에 대규모 적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반기 의약품 판매 주사업은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반기 누적 매출액은 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9억원과 24억원으로 각각 14.5%, 34.2% 증가했다.  

사진/현대약품
사진/현대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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