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 차기회장, '신용리스크ㆍ부코핀은행' 언급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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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차기회장, '신용리스크ㆍ부코핀은행' 언급한 까닭은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09.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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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잠재부실채권 ‘요주의’ 2017년 이래 최고치, 2년새 2배↑
드러난 건전성지표 우수하지만, 잠재부실 증가세 우려 판단한 듯

[프레스나인] 양종희 KB금융 차기회장 내정자가 KB금융 최우선 과제로 신용리스크를 꼽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건전성 지표로는 안정적이지만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최근 잠재부실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로 선출된 양종희 부회장은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신용리스크와 부코핀은행(인도네시아 계열사) 정상화를 꼽았다. 건전성 관리를 통해 내실을 다지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인데, 은행장 경험이 없어도 현재 그룹 현안들이 은행에서 불거진단 점을 인지했다.

양 내정자가 첫 메시지로 건전성관리를 언급한 이유는 최근 국민은행 채권의 부실화 우려와 연관성이 깊어 보인다. 올해 확실히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음에도 2분기 연체율이 0.23%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고, 고정이하여신(NPL)비율(0.25%)도 평균치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다만, NPL이 올해 들어 확연한 상승세로 돌아선 점이 불안하다. 상반기 NPL은 8989억원으로 전분기(8171억원) 보다 10% 증가했고, 지난해말 기준으로는 25%가 상승하며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NPL비율 관리 차원에서 이번 2분기에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인 1906억원(상각 1093억원/매각 813억원)의 부실채권 상각·매각에 나섰지만 증가세를 꺾지는 못했다. 1분기 1343억원 보다 42%나 늘어난 금액으로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문제는 잠재부실 바로미터인 요주의여신(1~3개월 연체채권)의 증가속도다. 상반기 국민은행 요주의여신 규모는 1조3970억원으로 2017년 4분기 이후 최고치로 최근 2년 사이 약 2배가량 오르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부실채권 증가 기울기가 더 커질 수 있단 반증인 셈이다.

양 내정자는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계열사인 부코핀은행도 잠재리스크로 꼽았다. 이미 윤종규 회장 집행부에서 부코핀은행에 대한 추가적인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책임자로 내일 수 있는 처방전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계속된 자금지원에도 적자폭을 좀처럼 줄이질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지원에 부담을 느낀 KB금융이 향후 부실 리스크를 감내하겠다는 뜻이었는데 이 결정이 곧장 양 회장후보 부담으로 돌아오게 됐다.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연말기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현재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자본잠식 탈피를 위해 지난 5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국민은행이 8조루피아(약 7000억원)를 투자해 802억주 신주를 추가 취득했는데, 이번 유증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양 내정자는 "부실 회사를 인수해 정상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부코핀은행은 지배구조, 비용 절감 등 방향을 세우고 있는 단계로 빠른 시일 내 정상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사과하며 "앞으로는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조화롭게 금융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그룹을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자료/국민은행
자료/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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