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불량채권’ 인터넷은행이 불안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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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불량채권’ 인터넷은행이 불안한 까닭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3.12.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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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3분기(누적) 상각 불량채권 3000억…전년比 5배↑
무담보·중저신용대출 비중↑, 일반銀 대비 회수·매각채권 미미
자료/ 각 행 경영공시

[프레스나인] 인터넷전문은행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불량채권 급증으로 건전성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무담보·중저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일반은행 보다 상각채권 회수율이 낮은데다 매각채권도 미미해 부실채권 증가 충격파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3대 인터넷은행이 올 3분기까지 상각한 부실채권 규모가 30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같은 기간 590억원 보다 5배나 상회하는 액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불량채권이 전년대비 크게 상승한데 이어 토스뱅크가 출범 2년여만인 올해 2분기부터 다량의 부실채권을 장부상에 첫 손실로 인식한 탓에 증가율이 가팔랐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신규 여신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담보대출로 빠르게 전환시키며 전체 잔액 내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올초 27%에서 3분기 51%(잔고 기준 1.2조원→8조원)까지 끌어 올리며 일찌감치 건전성관리에 대비했다. 신용대출 억제 꼼수에도 3분기 상각채권은 전년도 대비 2.3배(165억원→344억원), 전분기 기준 44%(239억원→344억원) 뛰어 올라 상승세를 붙잡지는 못했다.

케이뱅크도 올해 신규대출 대부분을 주담대에 집중시키며 건전성 리스크관리에 나섰지만 3분기 누적 상각금액은 1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3억원 보다 6배 넘게 치솟았다. 그 동안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신용대출에 집중해 오던 토스뱅크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435억원의 부실채권을 상각한데 이어 3분기에도 524억원을 인식하며 두 분기 연속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연체율 증가 등 건전성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채권 회수와 매각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때문이다. 채권 특성상 일반은행과 달리 대부분의 불량채권이 무담보이거나 중저신용자에 집중돼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중 그 해 상각한 금액 중 대략 20%에서 50% 수준의 상각채권이 다시 회수되는 것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누적 상각채권 규모의 차도 영향이 있겠지만 여전히 5%(카뱅·케뱅 기준)를 밑도는 수준이다. 손실률이 낮은 담보물 매각채권 규모도 미미한 상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신용대출 대신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하고,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비중을 중저신용자에서 고신용자로 빠르게 대체한 덕에 연체율 증가세는 일단 멈춰 세웠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3분기 연체율은 각각 0.49%, 0.9%로 연초대비 대등소이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2·3분기 대규모 불량채권 정리한 토스뱅크는 전분기 1.58%에서 3분기 1.18%로 40bp 낮췄다. 다만, 다량의 불량채권 상각 노력에도 고정이하여신(NPL)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건전성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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