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케이뱅크, 주담대 대환대출 집중ㆍ중저신용대출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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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뱅크, 주담대 대환대출 집중ㆍ중저신용대출 홀대
  • 정재로 기자
  • 승인 2024.01.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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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갈아타기 최저금리 유지하며 중저신용대출 슬그머니 인상
올해 중저신용대출 비중 ‘평잔 30%’로 일괄 적용, 규제 완화 영향

[프레스나인] # 사례.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A씨(45)는 지난달 인터넷은행에서 중신용대출을 한도까지 다 받지 않은 게 너무 후회스럽다.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최대 5000만원이었지만 대출금을 최소로 잡고 필요하면 추가로 받을 계획이었지만 올 초 결국 추가 신청을 포기했다. 한 달도 안 돼 기존 중신용대출 금리는 1% 포인트(p) 가까이 뛰어 올랐기 때문이다. 신용에 변동이 있나싶어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내부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금리가 산출되기 때문에 정확한 사유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최저금리를 내세우며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에 열을 올리는 사이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대출 금리는 연초부터 빠르게 오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말 중저신용대출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중저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 금리를 지난해말 기준 하단이 4.02%까지 내려갔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 하단이 6%로 단 번에 뛰어 올랐다. 17일 기준 5.94%까지 소폭 조정되긴 했지만 한 달여 만에 2%p 가까이 뛰어 올랐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연말 중신용대출 최저금리가 3.7%대까지 떨어진 후 연초 4.09%까지 오른 후 현재(17일) 3.94%로 소폭 낮아진 상태다. 다만, 위 사례와 같이 일부 고객들이 신용점수 등 특별한 신용정보 변동이 없는데도 올해 들어 1%p 가까이 상승하는 등 고객이 항의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2월초와 비교해 신용대출 및 중신용대출 금리 거의 비슷 상황으로 해당 기간 내 특별히 가산금리가 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내부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한 금리 산출 과정에 신용 및 상환능력, 부채현황 등 요소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지만, 사례자는 보름 새 금리가 급변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대출 목표 비중 달성을 위해 앞다퉈 금리인하에 나섰던 연말과 며칠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올해 금융당국이 중저신용대출 규제를 완화해 줬기 때문인데,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 3년간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기존 말잔 기준 30~44%까지 차별화를 두었던 것을 ‘평잔 30%’ 일괄 적용으로 완화해 줬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도 중‧저신용자(4급 이하) 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시키게 했고, 보증부 서민금융대출의 보증한도를 초과한 대출잔액도 적용된다.

토스뱅크의 경우 연말 목표비중 44%에 크게 밑돔에도 보란듯 고신용자대출에 집중하며 금융당국과의 약속인 중저신용대출 비중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이번 규제완화로 가장 큰 혜택을 입게 됐다.

인터넷은행이 지난 연말 목표비중 달성을 위해 임의로 금리를 인하한 까닭에 중저신용대출 금리 점진적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업계 최저 금리를 내세워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에 화력을 쏟아 붓는 와중에 중저신용대출 금리는 슬그머니 올리는 모습은 포용금융의 설립취지와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중저신용대출 공급규모는 4.8조원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4.3조원 보다 5000억원이 늘어난 수치이긴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최근 2년간 중저신용대출을 늘린 금액이 2조원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확대폭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규모가 7000억원으로 이중 일부가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로 편입될 경우 중저신용대출은 사실상 정체될 전망이다. 케이뱅크 역시 올해 전년(11월) 대비 3000억원(2.2조원→2.5조원)으로 3000억원으로 신용대출 공급을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개인사업자대출 7200억원 중 일부가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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